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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이태용 기자
  • 기고
  • 입력 2010.06.02 12:22

촌수에 대한 상식

김강산 태백향토사연구소장

▲ 김강산 태백향토사연구소장. ⓒ2010 더리더/이태용
 【태백 더리더】김강산 태백향토사연구소장=촌수(寸數)는 혈연 사이에 이루어지는 관계를 숫자로 나타낸 것인데, 숫자가 작을수록 가까운 사이가 되고 숫자가 많을수록 먼 사이가 되는 것이다. 

  아버지와 나 사이는 1촌이 되고 형제는 2촌이고 아버지의 형제는 나와 3촌이고 아버지 형제들의 자식들은 나와 4촌간이다.

  그러면, 할아버지와 나는 몇 촌일까? 증조(曾祖)는 몇 촌이고 고조(高祖)는 몇 촌일까? 이러한 의문을 가지고 있는 젊은이들이 많고 심지어 어른들조차 이러한 의문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웃기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니, 소위 예를 좀 안다고 하는 일부 집단이나 일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만든 책들을 보면 할아버지와 나는 2촌이고 증조는 3촌, 고조는 4촌 등으로 촌수 계산을 해 놓은 것을 가끔 본다.

  어떻게 할아버지와 내가 2촌간이고 증조와 내가 3촌간이며 고조와 내가 4촌간이 되느냐이다.

  참 돌상놈들이나 하는 이야기이고 예(禮)에 대해 어설프게 알거나 전혀 모르는 무지한 자들이 짓거리는 망발쯤으로 여길 일이다.

  이러한 잘못된 촌수 계산법이 매스컴뿐만 아니라 사실인양 널리 유포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지식을 참 인 것처럼 알고 있고 자라는 아이들에게 잘못된 예를 가르치게 되는 것이다.

  잘못된 촌수에 대한 상식을 바로 잡자면, 한 가지 큰 기본만 알면 촌수(寸數)에 대한 의문이 풀리고 정확한 촌수 계산을 할 수 있다.

▲ 김강산 태백향토사연구소장. ⓒ2010 더리더/이태용
  기본적으로 직계(直系) 존비속(尊卑屬)은 1촌이다.

  시조(始祖)로부터 나에게까지 1촌이다. 당연히 아버지와 할아버지도 1촌이요 증조도 1촌이요 고조도 1촌이요 5대조도 1촌이요 6대조도 1촌이요 7대조도 1촌이요 8대조도 1촌이다. 다만 대수(代數)만 있을 뿐이다.

  또한 나로부터 만대(萬代)의 자손까지 모두가 1촌이다. 당연히 자식도 1촌이요 손(孫)도 1촌이요 증손(曾孫)도 1촌이요 현손(玄孫)도 1촌이요 내손(來孫:5대손)도 1촌이요 곤손(昆孫:6대손)도 1촌이요 잉손(仍孫:7대손)도 1촌이요 운손(雲孫:8대손)도 1촌이다. 역시 대수(代數)만 있을 뿐이다.

  이것이 촌수 계산법의 대 전제이다. 이 대전제를 모르거나 무시하기에, 3촌의 자식인 4촌 형제와 고조(高祖)가 같은 4촌이 되는 웃지 못 할 일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방계(傍系)가 되면 촌수가 붙는다. 짝수가 되면 나와 항렬(行列)이 같지만 홀수가 되면 방계존속(傍系尊屬)이거나 방계비속(傍系卑屬)이 된다. 

  직계(直系)가 1촌이고 형제(兄弟)가 2촌이므로 한 대의 횡적(橫的) 촌수 편차가 2촌이니 이것을 참조하여 방계(傍系)를 따지면 촌수가 나오는 것이다.

  옛말에 10촌이 넘으면 남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이 있다. 10촌이 넘었다는 말은 그만큼 혈연관계에서 멀어져 있는 상태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시조(始祖)로부터 나에게 이르는 직계의 관계는 남이 아니라 항상 1촌의 관계로 유지되어 한 몸의 혈연관계인 것이다.

  어떻게 할아버지가 2촌이고 증조가 3촌이며 고조가 4촌이 되어, 시조할아버지가 60촌이 넘어 남이 되는 촌수 계산법이 있을 수 있는가? 무지한 소치로 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무지한 사람들의 엉터리 촌수 계산법에 현혹되지는 않으리라 믿으며 직계 존비속은 만대(萬代)를 이어가도 대수는 있을지언정 1촌임을 잊지 말고 헤어지면 남이 되는 무촌(無寸)관계가 아니라 숙명적 혈연관계인 것이다.

  << 본 내용은 더리더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편집자 주>>

  이태용 기자 leegija@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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