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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이태용 기자
  • 기고
  • 입력 2010.06.07 00:12

태백, 정선 등 폐광지역 의장단 선거 과열, 혼탁 조짐

성희직 시인의 ‘선거이야기 나의 선거이야기’⑩

▲ 성희직 시인. ⓒ2010 더리더/이태용
【태백 더리더】성희직 시인=6.2지방선거가 끝이 났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의 참패로 강원도의 지방권력도 변화의 물결에 휩싸였다. 

  선거에 패배한 한나라당 지도부와 청와대가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며 한껏 자세를 낮추었다. 그런 표현이 정치적 수사(修辭)가 아닌 진정성이 담겼길 기대한다.

  6.2지방선거는 끝났지만 또 다른 선거가 남았다. 지방의원당선자들이 투표로 구성하는 의장단선거를 말한다.

  벌써부터 의장선거와 관련하여 온갖 소문과 말들이 무성하다.

  태백시의회와 정선군의회, 영월군의회의 경우 특정정당이 압도적 다수당이 된 곳이 없다.

  정선군의회는 한나라당 4명 민주당 3명이 당선되었다. 태백시와 영월군은 각각 한나라당 3명 민주당 2명 무소속 2명의 구도가 되었다.

  이러한 의석분포는 의장단선거의 과열, 혼탁양상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

  민주당 2명이 무소속과 손을 잡고 의장 부의장을 나눠가질 수도 있고, 반대로 한나라당에서 무소속에 부의장 한 석을 내주고 의장을 차지하는 전술을 쓸 수도 있다.

  정선군의회의 경우 한나라당이 4석을 차지했지만 당보다 개인적 이해관계로 투표할 경우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000가 의장이 될 것이다” “의석분포로 볼 때 000는 의장이 되기 힘들다.” 또 “한나라당이 다수당이지만 야당과 무소속이 연대하면 결과는 달라질 거다” 며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온갖 소문이 무성하다.

  군의회 의장은 시장 군수와 맞먹는 의전예우를 받고 월 200만원의 판공비도 받는다.

  더욱이 관용차와 수행비서가 배정되고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에서 축사 격려사를 도맡는 명예가 덤으로 주어진다. 그러한 매력과 명예욕에 ‘될 수만 있다면 몇 천만 원도 쓰겠다.’는 실정이다.

  지방의회는 국회와 달리 정당의 통제와 영향력이 잘 먹히지 않는다. 때문에 의장선거는 의원개인의 이해득실에 따른 ‘판짜기’가 이루어질 공산이 크다.

  그 과정에서 ‘금품’이 오가고 선거결과에 대한 불만으로 폭로사태로 이어지곤 한다.

  내가 초선의원이던 시절 제3대 강원도의회 후반기 의장단선거가 그랬다. 원주출신 정0중 부의장은 흔히 ‘슬롯머신 대부’로 알려진 정덕진 씨의 친형이다.

  횡성출신 정0항 의원과 맞붙은 후반기 의장선거에서 정0항 씨가 당선되었다. 그런데 부의장선거에 출마한 황0선의원이 낙선하자 이에 불만을 품고 ‘금품수수’사실을 폭로해 버렸다.

  정0항 의원이 황0선 의원을 통해 7명의 의원들에게 3백만 원씩 건넨 것이다. 그 일로 후반기의장에 당선된 정0항 의원은 구속이 되고 의장직과 의원직 모두를 잃고 말았다.

  돈 보따릴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던 황0선의원도 제명되어 의원직을 잃었다. 헛된 감투욕심이 화근이 되어 평생 씻을 수 없는 불명예를 떠안은 것이다.

▲ 성희직 시인. ⓒ2010 더리더/이태용
  1991년 지방의회가 출범하고서 지난 20여 년간 그러한 일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터져 나왔다. 

  충북도의회에서는 2000년 7월 의장단선거에서 1억4천만 원을 건넨 사건이 폭로되었다. 7명의 의원에게 운동을 부탁하며 각 2천만 원씩 전달하였다.

  하지만 투표결과 4표밖에 나오지 않자 동료의원들과 멱살잡이 추태가 벌어졌다. 사건화 되자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였고 결국 금품수수사실이 밝혀졌다.

  그 일로 구00의원과 이00의원은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4년, 추징금 2천만원 판결이 떨어지는 등 모두 6명의 도의원이 의원직을 잃었다.  의장자리를 탐낸 한사람의 무모한 ‘감투욕심’이 부른 결과이다.

  2008년에도 부산광역시의회, 서울특별시의회, 진도군의회, 안성시의회 등등에서 의장단선거를 둘러싼 금품수수 비리로 여러 명이 구속되고 의원직을 잃었다.

  법과 양심을 지키는데 모범을 보여야할 지방의원들이 ‘감투욕심’ 으로 불법을 저질러 ‘패가망신’을 자초한 셈이다.

  폐광지역 4개시군의 의장선거도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의석대비 정당분포와 의장자리를 노리는 당선자 면면을 살펴보면 그렇다.

  특히 태백시의회는 더욱 복잡한 양상이다. 비례대표를 제외하곤 전원 재선 이상인 다선의원들이 당선된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의장경력을 가진 정용화 당선자와 부의장 경력의 고재창 의원의 경합이 예상되고, 민주당에선 다선의원인 이문근 의원, 무소속이지만 의장 경력의 김천수 의원도 의장자리에 관심을 가질게 분명하다.

  이렇게 7명의 의원 중 상당수가 의장자리를 놓고서 동상이몽(同床異夢)이다. 때문에 누구든 감투욕심이 앞서다보면 자칫 ‘불법도 불사하는’ 무리수를 둘 수 있다.

  또 의원들 간에 치열한 한 표 경쟁으로 ‘합종연횡’ 편 가르기로 갈등도 우려된다.

  지금은 갈등과 분열보다 화합과 단결이 절실한 때이다. 폐광지역 4개시군은 모두 현안사업이 산적해 있는 어려운 상황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후보자일 때의 초심을 잊고서 감투욕심으로 분열하고 갈등을 표출한다면 민심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부디 ‘더 낮은 자세로 국민(주민)을 섬기겠다.’는 마음가짐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 본 내용은 더리더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편집자 주>>

  이태용 기자 leegija@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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