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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더리더 편집부
  • 칼럼
  • 입력 2010.08.28 00:08

무대접이 낳은 축복의 땅

심상복 포브스코리아 대표·발행인

▲ 심상복 포브스코리아 대표·발행인.
【서울 더리더】 심상복 포브스코리아 대표·발행인 = 푸대접 덕분에 자연이 가장 온전히 보존된 강원도. 그곳에서 청정 자연을 즐기면서 스스로를 고용하는 1인 기업주가 되는 건 어떨까요. 귀농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농촌진흥청의 도움을 받으면 일이 좀 더 쉬울 수도 있다는데….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는 좁은 땅에 너무 많은 사람이 사는 데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분야에서 경쟁이 치열한 것도 그 때문이죠. 

  유치원에서 대학까지 입시 전쟁이 끊이지 않고, 취직전선은 또 얼마나 피를 말립니까. 

  결혼도, 승진도 싸움의 연속입니다. 살아남기 위해 편법이 동원되고 비리와 범죄가 생겨나고, 교통·주거·환경 문제는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좁은 국토인데 그 안에서 인구밀도 차이도 장난 아닙니다. 

  최근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인구밀도는 ㎢당 1만6,586명이었습니다. 

  같은 면적의 강원도엔 고작 87명이 삽니다.

  서울의 인구밀도가 강원도의 190배에 달한다는 얘깁니다.

  서울은 국토 면적의 0.6%에 불과하지만 전체 인구의 약 20%가 몰려삽니다.

  기업과 일터가 몰려 있고, 즐기는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이 즐비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사람들은 다들 행복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각자가 생각하는 행복의 기준은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쾌적한 환경에서 정신적 여유를 느끼며 사는 게 아닐까요.

  하지만 실제 삶은 이와는 거리가 멉니다.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고단함은 인내하겠다는 뜻일까요.

  어쩌면 행복을 얻는 데 금전이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고 생각해서인지도 모릅니다.

  돈은 서울에 집중돼 있고, 그걸 쟁취하려면 서울에 머물러야 한다는 것이죠.

  그 심리적 대척점에 강원도가 있지 않을까요.

  쾌적함과 여유가 뭔지 알게 해 주는 곳이니까요.

  하지만 이곳은 경제적 행복이나 물질적 만족까지 얻을 수 있는 충분조건은 갖추지 못했습니다.

  사실 둘 다 만족시킬 주거지는 별로 없습니다. 결국은 선택이죠.

  마침 환경을 중시하고 정신적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온갖 경쟁의 터널을 지나면서 훈장처럼 얻은 상처를 치유하려는 사람들이죠.이들 때문에 강원도가 요즘 기대에 부풀어 있습니다.

  아주 미미한 수준이지만 인구가 늘고 있습니다. 2007년부터 벌써 3년 째라고 합니다.

  2009년 말 현재 강원도 인구는 152만5,542명으로 2008년보다 4,075명(0.3%) 늘었다고 합니다.

  강원도로 순유입(유입-유출)된 사람이 2008년 1,300명이었고, 지난해는 1,815명이었다고 합니다.

  그 숫자가 아주 적습니다. 그래도 일단 바닥을 쳤다는 사실이 고무적입니다. 그동안 강원도 사람들은 푸대접이 아니라 무대접이라며 중앙정부에 섭섭함을 토로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어쩌면 그간의 무대접을 고마워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 덕에 자연이 온전히 보존됐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때마침 분 웰빙 바람과 맞물려 인구 증가의 동력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합니다.

  여기에 일거리라도 생기면 금상첨화입니다. 강원도도 요즘 일자리 만들기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자립형 지역공동체 사업’이 한 예입니다. 마을 단위로 지역주민과 더불어 돈벌이를 하도록 도에서 예산도 지원합니다.

  일자리가 없다고 할 게 아니라 스스로 만들면 어떨까요. 청정 자연을 즐기면서 스스로를 고용하는 1인 기업주가 되는 겁니다. 작은 농사를 지어 자신이 먹기도 하고, 도시의 지인들에게 팔기도 합니다. 

  택배 시스템은 워낙 잘 갖춰져 있는 나라니까요.

  귀농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농촌진흥청의 도움을 받으면 일이 좀 더 쉬울 수도 있습니다.

  풍요로운 자연 속에서 육체노동의 신성함을 새삼 깨닫고 약간의 용돈이라도 번다면 괜찮은 제2의 인생이 되지 않을까요.(끝) 

  심상복 포브스 코리아 대표는 1958년 강릉생으로 이런 언론의 길을 걸어왔다. 

  강릉고등학교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중앙일보에 입사(1984년)해 주로 경제부 기자로 활동했다. 

  2002~2005년 뉴욕특파원, 2006년 국제에디터, 2007년 경제에디터를 거쳐 2009년~포브스 코리아 대표(현)를 역임하고 있다. 

  더리더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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