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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성현 기자
  • 칼럼
  • 입력 2010.09.18 12:43

현대인은 영양결핍 환자?

노창완 대한영양면역학회 이사

▲ 노창완 대한영양면역학회 이사. ⓒ2010 더리더/박성현
 【서울 더리더】노창완 대한영양면역학회 이사 = 지난 어느날 이웃집 여인을 동네에 있는 큰 마트 입구에서 만난 적이 있다.

  대문하나 거리를 두고 있어도 거의 얼굴 한번 볼 수 없이 바삐 사는 것이 우리네 일상의 모습이 아닌가. 오랜만에 만나 가벼운 눈인사 후에 코스를 따라 각기 필요한 물건들을 카트에 담기 시작했다.

  슈퍼 입구에는 농장에서 갓 수확해온 채소들이 확 눈에 들어왔다. 싱싱함에 종류별로 서너 봉지 담고 색상별로 신선한 풋고추, 양배추, 느타리버섯 등 그리고 두부를 담고 있는 동안 몇 발자국 앞서가던 이웃집 여인은 세일 중인 햄과 단무지, 맛살, 계란, 삼겹살, 라면 그리고 인스턴트 식품까지..

  그리고, 우리는 다시 음료수 코너에서 만났을 때 우리의 선택은 달랐다. 내가 생수를 집었을 때 그녀는 요즈음 광고에 뜨는 우유를 집어 들었다. 다시 계산대를 향하여 각기 고른 물건들을 진열대에 올려놓고 보니 공산품 몇 가지와 과일종류를 제외하고 먹거리는 완전히 다른 종류를 쌓아 놓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모양도 색상도 완전히 다른, 서로 비교가 되는 서로 다른 선택에 우리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웃고 있었다.

  사실 필자는 무너진 건강 때문에 건강에 눈을 뜨고 난 후 이웃집 여인과 다른 개성(?)있는 장바구니를 불안한 마음 없이 담아오는 사람이 되었다.

  대부분 어느 가정이나 대형 냉장고 속에 먹거리가 몇 달쯤 꺼내 먹어도 남을 만큼 무엇인가 가득 차 있고 김치 냉장고까지 가득하다.

  거기에 가끔씩 간식으로 등장하는 배달음식까지 먹거리가 넘쳐나는 지금 이 시대에  먹거리의 홍수 속에서 거의 모든 현대인이 영양결핍 환자라는 현실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믿기 힘든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조금만 깊이 생각한다면 사실임을 알 수 있다. 주 에너지원인 탄수화물, 지방은 너무 많이 섭취하여 오히려 비만을 불러오고 암과 각종 성인병을 유발해 수명을 단축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는 삼겹살의 고소함을 즐기고 스테미너를 생각하며 육식으로 몸 보신을 자주 즐기고 있는건 아닌지... 

  우리들이 섭취하는 영양도 크게 나누면 에너지원과 대사원으로 나눌 수 있다. 마치 청군과 백군처럼 서로 대등한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데 문제는 바로 극심한 영양 불균형에 있다.

  백군인 에너지원은 넘쳐나고 있는데 그 에너지원을 대사하고 우리 몸을 지휘하고 우리 몸을 지키는 청군에 해당하는 대사원은 극도로 부족한 상태라는 것이다.

  좀 더 이야기하자면 야채 과일 식물 속에 있는 영양소로 각종 비타민, 미네랄, 효소, 파이토케미칼 그리고 섬유소는 극도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 노창완 대한영양면역학회 이사. ⓒ2010 더리더/박성현
  특히 인체의 생리활성에 꼭 필요한 효소와 내 몸의 생명을 지키는 면역세포의 식량인 파이토케미칼은 현대인에게 극도로 부족한 상태이며 각종 식물과 과일 해조류에 함유된 섬유소의 부족현상은 대장암과 비만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 

  영양 불균형의 원인으로 지구촌의 변화된 농업 환경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1992년에 발표한 어스 써미트 통계자료에 의하면 지난 100년간 농지의 광물질 손실이 유럽은 72%. 아시아 76%, 북미 85%가 유실되었다고 한다.

  또한 일본 산께이 신문  보도에 의하면 식물 속에 함유된 영양성분을 분석을 해보니 1960년대 시금치 한 단에 함유된 같은 양의 비타민C를 섭취하기 위하여 1990년 이후에는 시금치 15단을 섭취해야 한다는 놀라운 보도가 있었다. 

  이는 선진 농업으로 세계 어느 국가나 유기농이 아닌 화학비료로 재배하고 있어 어릴적 텃밭에 유기질 퇴비를 썪혀 재배하던 식물과 야채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구촌의 변화된 농업 환경을 생각할 때 우리 몸을 건강하게 지키는 게 쉽지 않은 상황임을 알게 된다.

최근 영양과 면역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는 영양면역학자들은 면역체계에 유익한 파이토케미칼, 폴리사카라이드, 항산화제가 풍부한 영양면역식품을 섭취할 것을 권하고 있다.

  또한 대안으로 과일, 채소, 버섯, 대두, 인삼, 차전자피, 선인장 등 하루 15가지 이상의 다양한 식물을 충분히 섭취할 것을 권하고 있다.

  슈퍼박테리아 공포가 고개를 드는 이 시대에 진정 우리에게 부족하고 진정 필요한 영양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또한 입을 즐겁게 할 것인지 아니면 몸을 즐겁게 할 것인지 대한 지각 있는 판단이 요구되며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선 먹거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져야 할 때이다.

  박성현 기자 grace5163@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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