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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전경해 기자
  • 문화
  • 입력 2015.10.16 14:23
  • 수정 2015.10.17 10:00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꿈꾸는 소년 ‘양태환’

양태환(오른쪽)군이 지난 15일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양태환 음악실’에서 부친과 함께 연주를 하고 있다. 전경해 기자

  (화천 더리더) 지난 15일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양태환 음악실’의 문을 두드렸다. 양 볼에 젖살도 미처 빠지지 않은 열 살짜리 꼬마가 깍듯이 인사를 한다. 자전거를 타고 화천천변을 신나게 달리며 놀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고 연습실로 들어왔다.

  연습실로 들어온 꼬마는 2012년과 올해 5월 SBS 방송 ‘스타킹’에 출연해 기타로 락 음악을 연주한 천재기타리스트 양태환(10.화천 원천초교 4년)군이다.

  겉보기엔 평범한 어린이지만 무대에 서면 만만치 않은 카리스마를 내뿜는다. 양 군과 아버지 양재형(54.화천생태영상센터 예술감독)씨가 모처럼 합주를 시작했다. 하루 한 시간 미만이지만 꾸준히 연습하며 감각을 익히고 있다.

  양재형 감독은 “나도 기타 연주라면 꽤 잘한다는 사람인데 이젠 태환이를 따라갈 수가 없다. 음악적 안목이야 오랜 연주생활을 한 내가 낫겠지만 테크닉은 아들이 한 수 위다”라고 했다.

연주하는 양태환군. 전경해 기자

  양 감독은 4년 전 태환군의 천재성을 발견했다. “장난감에서 나오는 음악을 듣고 있던 아이의 입에서 계이름이 튀어나왔다. ‘아~! 작품 하나 나오겠다’ 싶어 기타를 가르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양 감독은 80년대 강릉대 재학시절 락밴드 ‘시걸스’를 창단하며 연주를 시작했다. 기타와 키보드, 보컬을 겸비한 만능 재주꾼이었지만 지방이라는 핸디캡을 뛰어넘지 못했다. 태환군의 음악적 재능은 기타를 배운 지 5개월 만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화천, 산천어축제의 고장 화천의 기타 신동’으로 소개되며 4년 동안 17회의 방송출연을 기록했다. 지난 5월 ‘스타킹’ 출연 동영상은 유튜브 검색 20만건, 웬만한 아이돌 스타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오는 21일 양 감독의 자작곡인 ‘동구래’를 부른 태환, 태희 남매의 목소리가 전세계 음원사이트에 오를 예정이다. 남매의 데뷔 무대로 첫 음반이 발표되는 날이다. 대한민국 역사 상 락 음악으로 가요계에 데뷔하는 첫 사건이다.

  동구래는 화천군 원천리의 마을 이름. 화천의 자연을 노래한 동구래는 경쾌한 락 멜로디를 배경으로 두 어린이의 가창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태환 군의 동생 태희(9)양은 7살 때 전국노래자랑 화천군편에 출연해 인기상을 받을 만큼 노래실력이 뛰어나다. 노래를 녹음 할 당시 엔지니어는 남매의 가창력과 기타실력, 노래에 감동해 눈물을 흘렸다. 양 감독은 남매의 스승이며 매니저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태환군이 존경하는 음악인은 스웨덴의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잉베이 맘스틴이다. 태환군은 음악 뿐 아니라 수학에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다. 태환군은 기타리스트, 작사 작곡, 보컬로 성공하고 싶다고 했다.

양태환군과 동생 양태희양. 전경해 기자

  “기타를 칠 때는 배고픈 것도 잊어버려요. 친구들하고 오래 놀고 싶지만 참고 연습하다보면 기분이 좋아요. 드럼도 치고 노래도 부르면서 신나게 연주해요”

  양 감독은 남매에게 충분한 뒷바라지를 해 줄 수 없는 지역적인 여건이 아쉽다고 했다. 양 감독은 “태환이가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성장하려면 좋은 스승을 만나야 한다. 여건만 된다면 최일민 기타리스트에게 사사를 받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강원도 변방 출신의 아이들은 문화예술 혜택을 못 받는다. 공부 잘 하는 아이들만이 영재는 아니다. 뛰어난 예술적 재능이 많은 아이에게 다양한 무대경험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감독은 “아직은 태환이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연주자로서 한 단계씩 올라 설 버팀목도 필요하고 사춘기를 잘 넘기는 일도 남아있다. 세계적인 싱어송라이터가 되기 위해선 체계적인 배움과 다양한 지적 경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타리스트로 성장하면서 동심의 한 부분은 손해를 보겠지만 스스로의 중압감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음악인이 되길 바란다”며 “태환이는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다. 아직 어리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은 어른 못지않다. 무대에 서면 태환이는 다른 아이가 된다. 연주가 세련되고 마음을 끌어당기는 무엇가가 있다. 자신이 만든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하는 행복한 음악인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노래 ‘동구래’의 동영상엔 화천의 4계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태환군은 화천 홍보대사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겨냥한 어린 남매의 노래가 세계인의 이목을 끌지 주목해 볼 일이다.

  전경해 기자 jkh@thelead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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