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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이형진 기자
  • 사회
  • 입력 2016.12.01 13:54
  • 수정 2016.12.01 14:05

① 석공 폐업과 강원랜드 그리고 7.14 투쟁

대책없는 석공 폐업 반대 및 강원랜드 책임이행을 촉구하는 7.14 투쟁(자료사진). 이형진 기자

  ◇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사자성어에 모두 담을 수 없을 만큼 혼란을 거듭했던 2016년 대한민국.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하반기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정 농단’ 등 어느해 보다 우울하게 보낸 병신년(丙申年)도 이제 한 달 정도 남았다.

  인구 5만의 국내 대표 폐광지역인 강원 태백시 역시 민선 5기를 포함해 최근 6년 동안 가장 역동적인 1년을 보냈다.

  일각에서는 올해 여러 현안 해결로 ‘과거의 과오로부터 벗어나는 해’라고 평가하는 등 지역사회에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에 ‘더리더’는 ① 석공 폐업과 강원랜드 그리고 7.14 투쟁 ② 오투리조트 매각 후 10개월 ③ 태백산, ‘국립공원관리공단’ 품에 안기다 ④ 황지연못 논란 종지부.., 메르디앙 호텔 역사 속으로 ⑤ 잃어버린 10년... 2017년 태백시 성장 동력은 등 총 5편의 연재를 통해 태백시 현안을 정리해 소개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대책없는 석공 폐업 반대 및 강원랜드 책임이행을 촉구하는 7.14 투쟁(자료사진). 이형진 기자

  ① 석공 폐업과 강원랜드 그리고 7.14 투쟁

  (태백 더리더) “강원랜드 책임 이행 촉구, 대책 없는 석공 폐업 반대, 함께 살자 이놈들아”

  따스한 봄 햇살이 비추던 지난 5월, 햇살과 달리 강원도 태백을 폐광지역의 기류는 1월의 겨울바람처럼 급속도로 냉각됐다.

  이유인 즉, 정부의 ‘대한석탄공사 폐업 방침(이하 석공 폐업)’ 때문.

  경제논리로 인한 ‘석공 폐업’ 방침은 폐광지역 주민들을 다시 거리로 내몰았다.

  ‘대책없는 석공 폐업 반대’를 외치며 거리로 나온 주민들의 눈빛에는 지역공동화에 대한 두려움과 경제 논리로만 접근하는 정부에 대한 분노 등 여러 감정이 섞여있었다.

  특히, 지난 1989년 정부의 석탄산업합리화로 인해 그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한 주민들에게 제2석탄산업합리화에 대한 불안감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지난 6월 대한석탄공사 폐업 반대 현수막이 걸린 강원 태백시(자료사진). 이형진 기자

  폐광지역이 단결해서 일까. ‘석공 폐업’ 방침은 태백을 비롯해 석탄공사 가행탄광이 위치한 삼척 도계, 전남 화순 등 폐광지역의 노력으로 구조조정으로 표현이 바뀌며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표현만 바뀌었을 뿐 지역 붕괴에 대한 보이지 않는 불안감이 확산됐다. 더욱이 국내 최대 폐광지역 묶여 있는 태백지역사회에서 불안감이라는 불똥은 고스란히 강원랜드로 튀게 됐다.

  강원랜드는 폐광지역 경제 회생의 설립 목적을 갖고 태생한 국내 유일 내국인 카지노이다.

  18년이란 시간 동안 강원랜드 성장과 폐광지역 발전은 반비례의 그래프를 그리고 있는 상황.

  이러한 박탈감은 ‘불똥’을 ‘횃불’로 만들며 5천여 태백시민들을 여름 장맛비가 내리는 중앙로로 운집시켰다. 더욱이 이들은 강원랜드 설립 이래 처음으로 행정동 앞에서 집회를 개최하는 등 강경했다.

대책없는 석공 폐업 반대 및 강원랜드 책임이행을 촉구하는 7.14 투쟁(자료사진). 이형진 기자

  유태호 (사)태백시지역현안대책위원회 위원장은 “18년 동안 강원랜드는 매출 1조원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같은 기간 동안 폐광지역은 여전히 인구 유출을 겪으며 도시의 존폐를 걱정하고 있었다. 이러한 절박한 심정이 지지부진한 강원랜드 책임이행과 맞물리다 보니 태백시민들이 거리로 나서게 됐다”고 ‘7.14 투쟁’ 준비 당시를 떠올렸다.

  성과가 아닌 결과물도 있었다.

  7.14 투쟁으로 태백지역사회와 강원랜드 간 ‘태백-강원랜드 상생협의회’라는 소통 창구가 만들어 졌다.

  지난 8월 출범한 ‘태백-강원랜드 상생협의회’는 지난 2003년 5.9합의사항을 비롯해 하이원엔터테인먼트 신사업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자 운영되고 있다.

  반면, 7.14 투쟁 후 5개월이 지난 현재, 지역사회에서는 ‘태백-강원랜드 상생협의회’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다.

대책없는 석공 폐업 반대 및 강원랜드 책임이행을 촉구하는 7.14 투쟁(자료사진). 이형진 기자

  정득진 태백시민연대 사무국장은 “촛불이 꺼지지 않듯 태백시민들은 아직도 절실한 마음을 놓지 않고 있다”고 운을 떼며 “7.14 투쟁의 결과물이라고 태백-강원랜드 상생협의회가 만들어 졌지만 반년이 지난 지금 예전과 달라진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생협의회는 반년 동안 진행사항을 공개하지 않는 마당에 밀실에서 무엇을 하는 것인지 의구심만 키울 것이 아니라 그동안의 성과에 대해 시민들에게 소상히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당시, 투쟁에 참여한 이상호 아청학원장 역시 “7월 14일 이후에 결과물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있다”며 “현재 40~50대 세대를 중심으로 강원랜드 뿐만 아니라 상생협의회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가오는 2017년, 7.14투쟁으로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자 뜨거웠던 태백시민의 염원이 구체화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형진 기자 lhj@thelead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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