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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이태용 기자
  • 여행
  • 입력 2010.01.15 01:35

구름도 쉬어가는 정선 몰운리 마을

▲ 꼭! 오실줄 알았습니다 ▲강원 정선군 화암면 몰운리 곤드레 만드레 마을 입구에는 마을 주민들이 특산물인 곤드레를 양손에 들고 관광객을 환영하는 대형 입간판이 눈길을 끌고 있다. ⓒ2010 더리더/이태용
【정선 더리더】○…‘이 깎아지른 벼랑 끝에 이르러 내 삶은 끝인가 시작인가. 아래만 보고 걸어왔는데도 허리를 굽혀 절벽의 하방을 내려다보니. 헛것에 마음을 빼앗겨 살아온 지난날들이 오히려 아찔하다’ 이인평 시인의 시구처럼 몰운리의 몰운대는 그렇게 사람들의 발길을 맞는다.

  아름답기로 유명한 38번 국도에서 경치를 만끽하다 421번 지방도를 접하면 산과 절벽, 계곡의 풍미를 즐길 수 있는 강원도 특유의 산길을 맛볼 수 있다. 그 길에서 만나는 정선 소금강의 절경은 화암팔경의 비경들을 하나 둘씩 펼쳐놓는다.

  숨 막힐 듯한 절경들을 구경하다 421번 지방도가 424번으로 갈라지기 전 화암팔경 중 제7경인 몰운대를 만나게 된다.

  구름도 아름다운 경치에 반해 쉬어간다는 몰운대. 깎아 지는듯한 기암절벽이 눈앞에 펼쳐지면 천년의 세월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듯 까마득해진다.

  층층암 절벽으로 이루어진 몰운대에 올라서면 커다란 반석위에서 마을을 내려다 볼 수 있다. 그 절벽 끝에 아찔하게 자리한 고사목은 사시사철 몰운리를 내려다보며 그간의 세월들을 말해준다.

  그곳 몰운대에서 내려다본 몰운리 마을은 완만하게 생긴 넓은 언덕에 소금강 줄기를 두르고 앉아 보는 이의 마음을 평화롭고 아늑하게 만든다. 게다가 장난감처럼 던져놓은 집들은 마을의 아기자기함을 더한다.

  몰운대를 뒤로하고 내려와 산수화처럼 드리운 마을로 들어서면 좁은 밭길 옆으로 빽빽이 들어선 비닐하우스들을 볼 수 있다. 비닐하우스 안에는 몰운리의 특산물인 곤드레나물들이 제철을 맞아 한창이다.

▲ 몰운리 곤드레마을의 특산품인 곤드레 ⓒ2010 더리더/이태용
  
  곤드레나물의 향연 속으로
  학명으로는 고려엉겅퀴라고 불리는 곤드레는 맛이 담백하고 부드러우며 향이 독특하다. 예로부터 구황식물로 많이 먹어온 곤드레는 먹는 방법도 다양하다.

  곤드레나물의 어린 순은 데쳐서 나물로 먹고, 장아찌, 튀김으로도 먹을 수 있다. 생으로는 쌈을 싸서 먹으며 독특한 향이 입안에 맴돌아 봄철 입맛을 살리는데 그만이다.

  또한 몸에 좋은 곤드레는 성인병 예방과 지혈, 소염, 이뇨작용에 좋으며 민간에서는 부인병치료약으로도 사용했다고 한다.

  이른 봄에 뿌려 5월이면 채취가 가능한 곤드레. 몰운리에서는 비닐하우스에서 거둔 곤드레를 커다란 가마솥을 걸어놓고 참나무 껍질인 굴피를 장작삼아 데치는 작업에 한창이었다.

▲ 몰운리 주민이 곤드레마을의 특산품인 싱싱하고 푸르름을 더하는 곤드레를 큰 가마솥에서 데치고 있다. ⓒ2010 더리더/이태용

  몰운리 마을 공터에서는 곤드레를 하루에 400kg씩 데쳐서 반건조 또는 냉동 보관하는데도 겨우 세 사람만이 일을 하고 있었다.

  1t 트럭에 실어온 곤드레는 자루에 담겨 초록 잎사귀만 뾰족이 내보였다. 묵직한 자루는 하나에 25kg씩 나갔다.

  자루를 쏟자 넘쳐흐르는 곤드레들은 싱싱하기가 말로 표현 할 수 없었다. 막 밭에서 따왔으니 오죽하랴. 그럼에도 가마솥으로 직행해야하는 푸른 잎들이 안쓰럽기까지 느껴졌다.

▲ 뜨거운 가마솥에서 막 데쳐 나온 곤드레가 찬물에 행궈 한입 베어 물고 싶은 충동이 일게 하고 있다. ⓒ2010 더리더/이태용

  그저 물에 씻어 한입 베어 물고 싶은 충동이 일게 했다. 뜨거운 가마솥에서 막 데쳐 나온 곤드레들은 찬물에 헹궈져 봉지에 담겼다.

  가마솥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을 하던 전제옥(71)씨는 힘드시겠다는 방문객들의 말에 “힘들지만 재미있다”며 너털웃음을 짓고는 오히려 “구경하느라 힘들죠? 힘들면 방에서 좀 쉬어요”라며 시골의 넉넉한 인심을 느끼게 했다.

  몰운리 곤드레 마을
  몰운대에서 내려다본 마을 중간에 예쁜 집들이 모여 있는데 그곳이 바로 곤드레 빌이라 불리는 펜션들이다.

  곤드레 빌은 주말이면 아토피 치료를 위한 아토윌캠프와 각종 농촌 체험을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넘쳐난다고 한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환한 미소로 다가오는 안용현 사장은 곤드레빌을 운영하기 전 정선에서 꽤나 유명한 사진작가였다.

  처음에 그는 몰운리 주위에 있는 화암팔경들을 사진 속에 담고자 이 마을로 들어왔다가 구름도 쉬어간다는 몰운리에 한 번 발길이 머물러 결국 몰운리 사람이 되고 말았다.

  그는 이곳에서 곤드레빌을 운영하며 몰운리의 특산물인 곤드레를 알리고자 직접 곤드레를 캐어 나르며 손수 장작을 때고 있었다. 자신을 머슴이라고 소개하는 안사장은 마을에 대한 애착심이 남달라 보였다.

  그는 “봄에는 꽃마을, 여름에는 신선마을, 가을에는 단풍마을, 겨울에는 눈 마을로 유명하죠”라며 몰운리를 소개했다.

▲ 한때 노다지의 꿈을 안고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속속 몰려들면서 금광촌으로 유명했던 정선군 화암면 몰운리는 지난 1990년 가산갱을 마지막으로 금광이 문을 닫았다. ⓒ2010 더리더/이태용
  사실 몰운리는 금광 촌으로 유명했으나 1990년 가산갱을 마지막으로 금광이 문을 닫자 마을도 쇠퇴의 일로에 놓이게 됐다.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마을주민들이 관광과 농업을 기반으로 한 농촌체험 마을로 탈바꿈하고자 노력하였고 김형각 이장의 선임으로 탄력을 받게 된 것이다.

  1999년 새농촌건설운동을 펼쳐지면서 마을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이장의 아낌없는 노력 덕분에 2000년 새농촌건설 우수마을로 선정됐다.

  2008년에는 마을의 보물을 찾아 주민 스스로 가꾸고 발전시켜나가자는 참살기 좋은 마을의 취지에 따라 화암면 화암팔경 중 하나인 몰운대를 선정하여 ‘구름도 쉬어가는 마을’이라는 모토아래 지금의 몰운리를 만들었다.

  사시사철 즐길 수 있는 체험 마당

  몰운리는 구름만 머무르고 싶은 곳이 아닌가 보다. 한 번 발길이 들어서면 마을의 아늑함과 풍광에 반해 사람들의 발길도 머물게 한다.

  게다가 사시사철 마련된 체험행사들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끊이지 않게 하고 다시금 찾아오게 만든다.

  3월에서 6월까지 펼쳐지는 산나물, 곤드레나물, 더덕캐기 체험은 봄철 입맛을 잃은 사람들에게 맛있는 나물밥으로 봄의 정취를 느끼게 하고 7, 8월에는 옥수수따기, 감자캐기, 냇가의 물놀이 체험을 통해 도시인들에게 잊혀져가는 고향의 맛과 시골의 멋을 느낄 수 있다.

  10월부터 12월 중순까지 김장 담그기 체험과 11월부터 시작하는 메주, 된장 담그기 체험을 통해서는 가족들의 건강을 위한 웰빙 식단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또 몰운리의 다른 명칭인 곤드레만드레마을이라 불리는 건 곤드레산나물로 음식을 만들고 황기로 담근 전통주인 만드레주를 향토음식으로 관광객들에게 대접하기 때문이다.

  시원한 계곡의 절경과 함께 황기로 담근 만드레주를 맛보고 근처에 있는 화암약수로 몸을 보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여행이 있을까.

  찾아오는 길 
  서울▷영동고속도로▷호법▷만종▷중앙고속도로▷제천▷영월▷정선남면(신동읍)▷증산(좌회전)▷421번지방도▷몰운대▷곤드레빌

  부산▷구서▷경부고속도로▷대구▷중앙고속도로▷제천▷영월▷정선남면(신동읍)▷증산(좌회전)▷421번지방도▷몰운대▷곤드레빌

  동해,강릉▷임계사거리▷35번국도▷골지리▷덕암삼거리(우회전)▷421번지방도▷화표주(좌회전)▷소금강▷곤드레빌

  전화 : 곤드레빌 033-563-3212 
  홈페이지 : http://www.mallun.kr

 

  글=김해경 기자 haek-1004@hanmail.net 
  사진=이태용 기자 leegija@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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