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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이형진 기자
  • 사회
  • 입력 2018.10.04 16:11

공무원노조 태백시지부 “개천절 폭격 굉음에 분노”

지난 3일 태백산국립공원 천제단에서 열린 천제(사진= 태백시청 제공). 이형진 기자

  (태백 더리더) “민족의 영산 태백산을 뒤흔든 폭격 굉음에 분노한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강원지역본부 태백시지부(지부장 김용안)가 4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개천절 한.미 군사 당국의 훈련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태백시는 지난 3일 태백문화원과 함께 제4350주년 개천절을 기념해 연례행사인 태백산 ‘천제’ 행사를 관광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 중 이었다.

  하지만 이날 인근 ‘필승사격장’의 공군 폭격기들이 내뿜는 굉음으로 인해 엄숙히 진행돼야 할 ‘천제’ 행사에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 다음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태백시지부 성명서 전문.

  어제(2018년 10월 3일) 제4350주년 개천절을 맞이하여 민족의 영산(靈山) 태백산 천제단에서 천제가 열리고 있던 그 시간에 주한미군 공군 폭격기들은 동맹국의 개국기념일인 개천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태백산 자락 ‘필승사격장’에 지축을 뒤흔드는 굉음을 내며 폭탄을 투하하고 있었다.

  개천절을 맞이하여 태백산 천제에 참석한 태백시민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방문객들은 난데없는 폭격소리에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었다.

  1981년 태백산 천제단 남쪽과 영월군 상동읍 경계 지역에 조성된 5,940만 평방미터(59.4평방킬로미터, 약 1,800만평, 여의도의 20배)에 달하는 방대한 면적의 ‘필승사격장’은 한·미 공군이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토·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같이 폭격연습이 실시되고 있다.

  ‘필승사격장’은 그동안 태백시, 영월군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사격장 폐쇄를 요구해 왔으나 국가안보에 필수적인 군사시설이라는 이유로 번번이 묵살되어 왔다.

  38년 동안 태백산 자락에 쌓인 포탄 탄피에 함유된 중금속에 따른 토양오염과 소음 공해에 시달리고 있는 주민들의 입장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동맹국의 개국기념일을 축하하는 의미에서라도 10월 3일 개천절에는 폭격훈련을 중지하는 것이 예의라 할 것이다.

  국가안보를 위한 군사시설은 필수 불가결하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미군 당국보다도 한국 국방부의 무관심한 태도가 더욱 분노를 자아내게 한다. 사회가 민주화되고 복잡다단해 지면서 권위주의시대의 군사문화 우선 정책은 이제 심각한 사회갈등요소가 되고 있다. 필승사격장 뿐만 아니라 전국에 산재한 군사시설 때문에 군 당국과 지역주민들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 주민들의 희생을 담보로 한 군사시설 때문에 겪는 애로와 고충을 이제는 정부에서도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 된다.

  ‘필승사격장’도 그동안 수차례 지역주민들의 이전 요구가 있어온 바, 시설 유지가 불가피하다면 지역 주민과 상생하는 유연한 태도가 절실하다.

  태백시민과 전국공무원노조 강원지역본부 태백시지부는 내년 제4351주년 개천절에는 공군 폭격기와 폭탄 굉음이 태백산을 뒤흔들지 않도록 한.미 군사 당국의 조치를 요청하는 바이다.

  이형진 기자 lhj@thelead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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