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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전경해 기자
  • 의회
  • 입력 2019.02.21 23:20

‘춘천 불꽃 축제’... 허소영 도의원 “경쟁력에 의구심”

제278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

허소영 강원도의회 의원이 21일 제278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사진= 강원도의회 제공). 전경해 기자

  (춘천 더리더) “후발주자 ‘춘천 불꽃 축제’... 경쟁력에 의구심”

  허소영 강원도의회 의원(춘천5, 더불어민주당)이 21일 제278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지속가능한 지역 축제의 모색-불꽃 너머와 이후를 생각하며’라는 주제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 다음은 허소영 강원도의원 5분 자유발언 전문.

  존경하는 한금석 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최문순 지사님과 민병희 교육감님을 비롯한 공직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기획행정위원회 허소영 의원입니다.

  검은 하늘을 캔버스 삼아 펼쳐지는 불꽃의 향연... 크고 작은 축제 장에서는 어김없이 불꽃이 등장하여 흥을 돋우고, 분위기를 살려내곤 합니다. 영상으로 보기만 해도 아름답지요?

  최근 강원도에서도 춘천의 브랜드 축제로 세계 불꽃 대회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세계 불꽃 협회를 창설하고 불꽃쇼를 상설화하여 수익형 대표 관광 상품으로 정착시키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춘천의 여러 상권과 연계하여 관광을 활성화 시키고 세계적인 축제를 만들겠다는 구상은 말만 들어도 멋지고 설렙니다. 정말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 한켠에 몇 가지 염려가 있어,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먼저 춘천에서, 불꽃이라는 주제가 과연 경쟁력이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강원도가 선진 사례로 검토했던 부산은 2005년부터 매년 10월에 진행되었고, 포항의 불빛 축제도 2004년에 시작하여 벌써 16회를 맞이합니다. 경비의 규모로는 제일 큰 서울 세계 불꽃축제도 곧 20주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들 축제들은 이미 그 지역을 넘어 전국적인 불꽃 축제로서 인지도를 확보하였습니다. 서울시는 60억원, 부산은 30여억원, 포항은 20여억원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춘천 불꽃 축제의 18억원으로는 경쟁이 수월치 않습니다. 게다가 이 양대 축제가 열리는 시점이 10월로, 우리 도가 추진하는 시기와 겹쳐져서 수도권 관광객 입장에서 춘천의 불꽃 축제가 가성비 높은 선택일지 우려됩니다.

  또한 축제의 효과가 과잉 추정되는 현상도 경계해야 합니다. 방문객 112만명, 경제효과 1099억원, 고용유발 1266명이라는 부산과 각각 33만명, 283억원, 1,113명 수치의 포항축제도 그 내면을 더 꼼꼼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폭죽 값이 해마다 높아지면서 축제의 규모화를 지향해왔던 부산도 염려도 큽니다. 일명 대통령 폭죽은 400m 크기의 불꽃을 만들어내는 축제의 하이라이트이지만 2010년 1,648만원 하던 가격이 2018년 추정가는 5천 500만원이었습니다.

  한화라는 일개 회사에 의존하다보니, 가격 경쟁을 통한 단가 조정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축제 종료 시점을 9시 전후로 보면, 서울 인근의 관광객이 버스나 기차를 타고 되돌아 갈 수 있는 시간이라 수익 유발 효과는 추정만큼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사후의 쓰레기 처리 문제도 큽니다. 2018년 100만명이 모인 불꽃 축제에서는 45t의 일반 쓰레기, 1t의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했습니다.

  서울시에 의하면 불꽃 축제 당일 쓰레기 처리에 드는 비용만 1억 5000만원이 들었다고 합니다. 교통 대란과 안전사고도 빈번한 이슈입니다.

 끝으로 이 5분 발언을 촉발한 사진 한 장을 소개합니다. ‘춘천의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합니다’라는 단체가 지난 2월 9일, 올림픽 1주년 기념 축제장에서 불꽃쇼를 전후하여 촬영한 사진입니다. 저녁 6시 40분경 초미세 먼지 농도는 18㎛로 안전 수치를 나타냈지만, 불꽃이 터지기 시작한 7시 30분부터 수치 변화가 급격히 나타나서 7시 50분에는 129㎛에 이릅니다.

  단체 회원들은 춘천시내 근화동, 교동, 거두리, 장학리 등 곳곳에서 측정을 하였고, 수치의 차이는 있었지만 증가추세를 확인했습니다. 물론 미세먼지가 대기 중에 얼마나 머물고 있었고 어느 정도의 농도를 유지했는지 더 엄밀한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이미 불꽃 행사 이후 미세분진 농도와 바륨, 칼륨, 크롬, 다이옥신, 납 등 중금속 농도가 급증했다는 보고는 다수 나와 있습니다. 부산이나 서울과 달리, 춘천은 분지형이라, 시민들의 염려는 더욱 높습니다.

  이번 회기에서 ‘강원도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조례’가 통과되었습니다. 강원도는 이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노력과 대책을 세우고,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사업장 등에 대해 저감 및 관리방안을 마련하도록 촉구할 책무가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미세먼지 저감을, 한편으로는 미세먼지발생을 피할 수 없는 축제를 추진하는 것은 모순이며, 시민들에게 혼란을 줍니다.

  어디서 본 듯한 축제, 이곳이 아니어도 즐길 수 있는 축제로는 사람들의 마음을 오랫동안 잡을 수 없습니다. 이후 세대에게 새로운 전통으로 남겨주어도 좋을 지속가능한 축제에 대해, 우리 도와 춘천시, 그리고 의회와 시민들 간의 심도 깊은 논의의 장이 마련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전경해 기자 jkh@thelead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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