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더리더) “장성광업소 가행기간 최소 10년 보장해 달라”
지난 2일 강원 태백시청 브리핑룸.
류태호 강원 태백시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월 27일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 가스누출 사고에 대한 태백시의 요구 사항을 정부에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류 시장은 “장성광업소 현안이 해결될 때까지 시장을 단장으로 ‘비상대책기구’ 운영을 통해 대체산업 발굴 등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현재, 태백시와 석탄공사 노동자들의 대정부 요구는 방향이 다른 상황.
오는 21일 지하 1천미터 갱내투쟁을 요구한 대한석탄공사 노동조합(위원장 심진섭)과 전국광산노동조합연맹(위원장 김동욱)의 주된 요구는 ‘노동자 안전을 위한 인력충원’과 ‘기능조정 대상기관 해제’ 등이다.
김동욱 광노위원장은 지난 3일 K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현재, 석탄공사가 기능조정 대상으로 최소한의 안전 인력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광부들이 갱내에서 일을 하고 있다”며 “광부들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안전인력을 충원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때문에 지역 대표 사회단체인 (사)태백시지역현안대책위원회(위원장 박인규, 이하 현대위)가 이달 초 ‘석공 장기가행’ 현수막을 일제히 게첨했지만, 시민사회의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10년간 변함없는 ‘도돌이표’ 요구를 원인으로 들었다.
그는 “지난 2011년과 2016년을 기억하는가”라고 반문하며 “2011년 9월은 ‘1999년 12.12 대정부 투쟁’ 이후, 처음으로 상가철시, 단식 투쟁 등 강도 높게 진행됐다. 2016년은 7월은 상가 철시는 이뤄지지 못했지만 똑같은 요구 사항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1년 당시, 핵심 요구 사항 역시 ▲장성광업소 장기가행 대책 수립 ▲3,000명 고용 대체산업 유치 ▲국민안전체험테마파크 정부 운영 등이다.
하지만 정부는 2011년 3달여 동안 이어온 태백시민들 목소리에 응답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대정부 투쟁으로 5만여 태백시민들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다.
2016년 역시 장성광업소 장기가행과 대체산업 유치에 대한 성과는 없었다.
이런 가운데 류태호 태백시장은 지난 2일 기자회견을 통해 또다시 ▲장기가행 ▲대체산업 요구 등을 정부에 건의했다.
이에 익명을 요구한 시 관계자는 “석탄산업은 태백의 뿌리이다. 반복된 요구라고 해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쉽지 않지만 정부에 꾸준히 건의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득진 태백시민연대 위원장은 “장기가행과 대체산업 유치는 8년 전과 3년 전 처절하게 외쳤다. 이제 시민사회에 투쟁의 동력이 남아있는지 의문”이라며 “만약, 대체산업 요구를 어떠한 경로로 할 것인지, 무엇을 요구할 것인지 짜임새 있는 전략 없다면, 이번 태백시장의 대응은 보여주기에 그칠 것”이라고 꼬집었다.
취임 10개월여만에 석공 현안으로 위기관리 능력을 평가받게된 류태호 시장.
류태호 시장이 지난 8년 동안 성과가 없었던 ‘장기가행’과 ‘대체산업 유치’에 대한 정부의 어떠한 응답을 받아 올지 지역사회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형진 기자 lhj@thelead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