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더리더)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협동조합이 되겠습니다”
가을비가 내리던 지난 5일 오후 과거 탄광지역이었던 태백시 통리.
도시재생으로 새 옷을 입은 통리지역에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짙은 안개가 자욱했다.
짙은 안개 속 눈에 띄는 것은 舊(구) 통리역 앞에 위치한 ‘통리 게스트하우스(이하 게스트하우스)’.
이날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홍지영 힐링드림협동조합 대표의 전화는 쉴 새 없이 울리고 있었다.
홍지영 대표는 “추석 선물 세트 주문부터 본점에서 진행 중인 ‘효소찜질’ 예약 및 게스트하우스 객실 문의까지 최근 두 달 동안 하루 종일 전화를 받는게 일”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뷰 내내 고단해 보였지만, 활기찬 에너지를 잃지 않은 홍지영 대표로부터 협동조합 구성과 게스트하우스 운영까지 다양한 얘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 다음은 홍지영 대표와 일문일답.
▲ 힐링드림협동조합(이하 힐링드림)에 대해 소개해 달라.
- 힐링드림은 태백에서는 최초 여성으로 구성된 협동조합입니다. 힐링드림은 건강과 레저에 관심이 많은 웰빙시대에 발맞춰 사업을 구상하고 준비했습니다.
▲ 협동조합을 언제부터 구상했는가.
- 저는 태백시민이면 잘 아는 곳에서 직장 생활을 오래 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희망퇴직을 하게 됐죠. 쉽게 얘기하자면, 경력 보유 여성이 된 것이죠. 워킹맘으로 직장생활을 이어가는 것도 중요했지만, 이는 저한테 새로운 계기로 다가왔습니다.
‘위기가 곧 기회다’라는 말처럼 예전부터 유심있게 지켜보고 있던 관심 분야에 눈을 돌렸습니다.
▲ 여성만으로 구성된 것도 눈길이 간다.
- 조합원이 모두 여성인 것은 사업 분야가 웰빙과 연관이 돼 있습니다. 물론, 여성에 대한 일자리 창출도 협동조합의 핵심 가치이기도 합니다. 우리 조합원들은 저처럼 경력을 보유했거나, 대도시로 이사가려고 했던 친구들입니다.
저는 이들에게 새로운 사회참여의 기회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협동조합의 또 다른 매력 아닐까요.
▲ 현재, 힐링드림이 하고있는 사업에 대해 소개해 달라.
- 힐링드림의 사업은 다양합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효소찜질’부터 ‘힐링좌훈카페’, 건강한 먹거리 ‘수제 그래놀라와 수제 티시럽’ ‘게스트하우스’ 운영 등을 기반으로 지역주민을 비롯해 관광객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게스트하우스 경우, ‘진심이 통했다’고 할까요. 기존 사업계획에 태백에 머무를 수 있는 체류형사업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도시재생으로 태백시가 준비한 ‘통리 게스트하우스’ 위탁운영 모집에 참가하게 됐죠. 몇 일 밤낮으로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했습니다. 다행히 결과가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저희 힐링사업과 잘 매칭된 것이 좋게 평가받은 것 같습니다.
▲ 워킹맘에서 협동조합을 이끄는 대표가 됐다.
- 우선, 여러 생각이 듭니다. 대표로서 조합원들도 챙겨야 하고, 앞으로 사업의 활성화 및 확장, 협동조합으로써 사회공헌, 여기에 우리 아이들까지 머릿속에 꽉 차 있습니다.
생각할 것이 많아진 만큼 말 그대로 책임감이 더해진 것 같아요. 그래도 ‘시작이 반이다’라는 것처럼 현재, 협동조합을 잘 출발시켰습니다.
저는 협동조합을 통해서 ‘여성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올해 출발이 좋은 만큼 애초에 세웠던 협동조합의 목표 하나하나를 이룰 수 있도록 조합원들과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특히, 협동조합의 목표 중 하나인 ‘예비 사회적기업’ 지정도 올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탄탄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 끝으로 홍지영 대표가 생각하는 ‘사회적 경제’는 무엇인가.
- 가장 어려운 질문인 것 같습니다. 제가 앞서 언급했듯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것’, 다시 말해 ‘상생’인 것 같아요. 조합원들과 상생, 지역사회와 상생, 다양한 협동조합과 상생 등 아닐까요.
이러한 사회적 가치는 제가 사업 형태를 ‘협동조합’으로 선택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윤추구도 중요하지만, 연대를 통해 누구나 만족하는 협동조합으로 남고 싶습니다.
인터뷰 동안 수많은 전화에도 웃음 한번 잃지 않았던 홍지영 대표.
창업에서 성공까지 쉽지 않은 요즘 홍 대표의 포부처럼 힐링드림협동조합이 성공하는 협동조합, 사회적기업으로 발돋움하길 기원한다.
이형진 기자 lhj@thelead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