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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전경해 기자
  • 의회
  • 입력 2019.09.10 18:27

허소영 강원도의원 “청사 신축, 더 미룰 수 없는 과제”

허소영 강원도의회 의원이 10일 오전 10시 강원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84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사진= 강원도의회 제공). 전경해 기자

  (춘천 더리더) “청사 신축, 더 미룰 수 없는 과제”

  허소영 강원도의회 의원(춘천5.더불어민주당)이 10일 오전 10시 강원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84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이같이 제안했다.

  ◇ 다음은 허소영 강원도의원 5분 자유발언 전문.

  존경하는 한금석 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최문순 지사님과 민병희 교육감님을 비롯한 공직자 여러분!

  현대 사회에서 직장은 단순히 돈벌이의 공간만이 아닙니다. 잠자는 시간을 빼면, 가정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터에서 보내고, 직장 동료들은 가족보다 더 촘촘히, 가까이에서 마주치며 일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직장인 하루 평균 근무시간은 9시간 42분이었고, 지방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34.6%의 공무원은 2시간 이상 초과근무, 즉 10시간 이상 일터에 머물게 됩니다. 이렇게 긴 시간을 보내야하는 일터는 가정만큼이나 정서적, 공간적으로 안전하고 쾌적해야겠지요. 그렇다면, 우리 도의 청사는 어떤 공간일까요?

  강원도청사는 1957년 부지 2,102평에 2층 건물로 준공되었으니, 본관 기준으로 62년이 되었습니다.

  도 청사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안전성입니다.

  2017년 도 청사 구조 안정성 확보를 위해 정밀 진단 및 내진성용역 평가를 실시한 결과, 안전진단에서 본관은 C등급으로 내구성과 기능성저하 방지를 위한 보강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내진 성능평가에서는 “붕괴 수준”으로 평가되었습니다.

  도청사 본관의 경우, 지진규모 5.0이상 발생 시에 붕괴우려가 있다고 평가되어, 내진 보강 공사 후에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본관 청사는, 벽돌을 쌓아올리는 건축방식인 조적조 건물로, 내진 보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전문가의 의견입니다.

  두 번째 문제로는, 협소한 사무공간과 부족한 주차공간으로 인해 업무 효율과 직무 만족의 저하를 들 수 있습니다. 공간은 소통을 통한 융합과 창의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구성되고 디자인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청사는 1인당 사용면적이 19.65㎡로 12.12㎡인 대구에 이어 두 번째로 협소한 규모입니다. 가장 넓은 경상북도청사에 비교하면, 1/5에 불과한 크기입니다.

  다음의 사진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본관과 신관, 별관 구별할 것 없이 작은 책상 한 칸에 온갖 서류를 얹고 의자 하나 여유롭게 돌릴 공간이 없이 빼곡하게 앉아있는 모습입니다.

  이런 공간에서 창의적인 구상과 자율적인 소통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몇몇 연구에 의하면, 지식노동에 효율적인 소통형 사무 공간을 제공할 때가, 전통적인 방식의 업무 공간을 지닌 회사에 비해 수익 면에서 14% 높은 성과를 거두며, 충분한 여유 공간과 식물이 자라는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행복감을 더 많이 느끼고, 생산성을 15%까지 높여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밀도가 높기로는 청사 외부도 마찬가지입니다. 2014년부터 58억을 들여 부지를 매입하여, 청사 주변부로 주차장을 확장하고, 5부제를 실시해도 공간부족으로, 결국 170여대의 차량이 수용되지 못한 실정입니다.

  드론이 촬영한 도청의 전경인데요, 붉은색 지붕이 세종호텔이고, 회색 지붕은 도청의 주차장입니다. 건물 뒤편으로 주차장이 상당히 많이 확장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청사와 부지 규모가 커졌음에도, 이제 사람과, 차량, 건물이 공존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마침 지난 8월 말, 도 집행부가 청사신축에 대한 토론회를 마련하여, 관계 법령과 다양한 사례를 점검하고, 청사건립의 필요성을 검토하였습니다.

  도청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떠올리며, 저는 그 공간이 갖추어야할 구성원칙에 대한 몇 가지 생각을 제안 드립니다.

  먼저, 업무공간은 가변적인 구조로, 경계는 허물고, 다양성은 보장되어야 합니다. 둘째, 업무에 따라 유연한 팀별 공간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셋째, 다양한 형태의 회의 공간과 휴식공간이 확보되고, 위 아래, 좌우로 넘나듦이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사람은 건물을 만들고, 건물은 사람을 만든다!” 윈스턴 처칠의 말입니다.

  인간의 의지가 담긴 건물과 그 곳에 사는 사람은 서로의 가치를 공유하며 상호작용합니다. 청사가 자리하게 될 곳의 자연환경과 어울리며, 아름답지만 사람을 압도하지 않고, 첨단의 기술로 안전성과 효율성은 높이지만 연결과 독립성이 보장되는 환경. 그곳에서 강원의 공직자들이 마음껏 상상하고, 마음껏 소통하며, 마음껏 기량을 펼치기를 기대합니다.

  청사의 신축은 이제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습니다. 오늘도 우리 공직자들은 언제 있을지 모를 붕괴의 위협을 안고 일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새로운 청사가, 단순히 새로운 건물 하나가 아니라, 이전과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실천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의 터전이 되도록, 집단지성과 의지를 모으는 일일 것입니다.

  곧 추석입니다. 강원도민 모두, 가족 친지와 오붓하고 행복한 명절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경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전경해 기자 jkh@thelead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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