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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이형진 기자
  • 사회
  • 입력 2019.12.08 17:20
  • 수정 2019.12.08 17:36

‘오투’ 트라우마에... 태백시 리조트 ‘회원권’ 구입 갑론을박

태백시 “성격 달라, 직원들 복지에 꼭 필요”

강원 태백시청. 이형진 기자

  (태백 더리더) 강원 태백시(시장 류태호)가 직원들 복지를 위해 ‘리조트 회원권’ 구입비 3억원을 2020년 당초 예산에 편성한 가운데 태백시의회가 지난 5일 예산심의에서 반발하며 삭감을 예고했다.

  이번 ‘회원권 구입’은 직원들 복지 차원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태백시지부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태백시는 “타 자치단체도 회원권 구입은 일반화되어 있다”며 “직원들의 사기진작과 복지를 위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태백시의 설명에도 과거 '오투리조트' 회원권을 둘러싼 각종 논란으로 인해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 휴지조각 된 회원권 아픔에... “과거와 성격 달라”

  태백시에 따르면 지난 2008년 태백시와 태백시의회가 구입한 오투리조트 법인회원권 가격은 각각 4억 5천만원과 4억원.

  당시, 법인회원권 구매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하나는 오투리조트 회원권 분양 활성화와 함께 자매 및 교류협력 도시 방문 시 외빈 이용을 고려했다.

  단, 태백시는 오투리조트 대주주였던 만큼 직원 복지 차원에서 구매하진 않았다.

  회원권을 개인적으로 구입하지 않는 직원들은 ‘지역주민 할인’ 혜택을 받았다.

  문제는 태백시와 태백시의회가 보유한 회원권이 오투리조트 매각 과정을 거치며 휴짓조각이 됐다.

  총 8억 5천만원의 시민 혈세 대부분이 공중으로 날아갔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직원들 복지를 위해 추진되는 이번 회원권 구입은 과거와 다르다”고 선을 그으며 “구입하려고 하는 회원권은 리조트 체인에서 가장 큰 대기업 중 하나로, 향후, 반납하더라도 원금 손실은 거의 없다. 예산이 낭비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한, “타 시.군의 사례를 충분히 검토하고 추진하는 것”이라며 “회원권을 구입하게 된다면, 시의회에서 우려하는 사항을 꼼꼼하게 파악해 직원들이 골고루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 회원권 주민 대여 ‘선관위 고발’ 기억에...

  회원권 구입에 태백시의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과거 ‘선관위 고발’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도 자리잡고 있다.

  강원도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013년 12월 시민사회로부터 제보를 받고 태백시의회를 상대로 골프회원권 ‘주민 대여’에 대해 선거법 위반 혐의를 조사 한 바 있다.

  조사결과, 7명의 시의원 중 한 명을 제외하고 조용하게 넘어가지 못했다.

  3명이 경찰에 고발됐으며, 3명은 경고 조치를 받았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관계자들은 “민선 7기 모 핵심 인사는 이 내용을 너무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처분 결과를 떠나 한 명만 빼고 모두 고통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번 회원권 구입 추진이 직원들 복지를 위한 것인 줄 왜 모르나. 다 알고 있다”고 반문하며 “공직자들이 주변 사람들 부탁을 받고 방을 잡아 줄 수 있다. 이것도 회원권 대여이다. 특히, 2016년 9월 이후, 김영란법이 생겼다. 누군가 작정하고 제보한다면, 지역사회는 도덕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원권 구입’ 예산에 대해 삭감을 예고한 태백시의회.

  ‘직원 복지’라는 큰 틀에서 집행부와 시의회가 합의점을 찾아갈지 지 지역사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형진 기자 lhj@thelead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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