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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이 키워낸 아이들... 화천을 사랑한 아이들최문순 화천군수 “더 힘내서 축제 잘 이끌어나가도록 하겠다”
전경해 기자 | 승인2020.02.06 13:59
화천 농산물을 구입하는 대학생들. 전경해 기자

  (화천 더리더) “우리가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잖아요. 방값 때문에 학기 중 아르바이트 안 해도 되게 지원해 주셨잖아요. 이제 우리가 조금이라도 돕고 싶어요”

  화천 출신 대학생들의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이 화천산천어축제장에 작지만 깊은 울림을 만들어내고 있다.

  아주대학교 영어영문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김장욱(21)군은 지난달 말쯤 화천 출신 동갑내기 대학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군은 글을 통해 “지난 1월의 엄청난 비와 이상고온으로 축제가 연기를 거듭한 끝에 1월27일 개막했지만, 우한 폐렴이라는 위기가 또 다시 축제를 힘들게 하고 있다”며 “축제장 기동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농산물 처리, 축제 비용 등에 막심한 손해가 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화천군은 인재육성재단을 통해 모든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액 지원해 편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줬고, 축제를 열어 방학 중 일자리까지 만들어 준 고향”이라며 “이제 우리 대학생들이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축제장 제설작업에 나선 최문순(왼쪽) 강원 화천군수. 전경해 기자

  김 군은 커뮤니티를 통해 “지금도 화천의 많은 대학생들이 축제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며 “하루 임금, 아니 그보다 적은 금액이라도 농산물 소비에 쓰인다면, 분명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친구들을 독려했다. “개인사정 상 참여할 수 없는 친구들은 꼭 화천을 위해 각자 맡은 자리에서 힘을 써 달라”는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이 같은 소식에 동참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수는 3명에서 5명, 5명에서 8명, 8명에서 15명으로 점점 불어났다. 5일 축제장에 모인 학생들은 각자 필요한 물품, 부모님께 드릴 물품들을 꼼꼼히 골라 장바구니에 담았다.

  김장욱 군은 “연간 15억원 가까운 농산물이 팔려 나가는 국내 최대 겨울축제인 화천산천어축제에서 우리가 쓰는 돈이 손해를 메울 수 없는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연못에 던지는 우리의 작은 조약돌이 큰 파도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농산물 구매 캠페인을 시작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화천군인재육성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최문순 군수도 이날 사전예고 없이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는 판매장을 찾았다. 최 군수는 판매장을 찾은 학생들을 한명, 한명 꼭 안아줬다. 그리고 말 없이 등을 다독여줬다.

  최 군수는 학생들에게 “날씨 등 여러 가지 어려움에 화천산천어축제가 잃은 것이 많다고만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더 소중한 것을 얻은 것 같아 마음이 넉넉해졌다”고 했다. 이어 “한 번 더 힘을 내서 축제를 잘 이끌어나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기온은 영하 14℃까지 곤두박질쳤지만, 최 군수는 두꺼운 패딩을 훌훌 벗어 맡긴 채 직원들과 다시 얼음판을 살피러 현장으로 향했다. 올 겨울 들어 어느 때보다 마음이 뜨거워졌기 때문일 테다.

  전경해 기자 jkh@thelead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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