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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더리더 편집부
  • 칼럼
  • 입력 2011.04.22 00:32

과자 한류

심상복 중앙일보 논설위원

▲ 심상복 중앙일보 논설위원. ⓒ2011 더리더/편집부
【서울 더리더】심상복 중앙일보 논설위원 = 카카오 콩으로 만드는 초콜릿은 2600년 전 마야인들이 음료로 마셨던 것이 기원이다. 고체 형태의 초콜릿은 1828년 처음 개발돼 오늘날 사랑을 전하는 과자로 인류의 사랑을 받고 있다. 비스킷이란 두 번 구운 빵이란 뜻이다. 프랑스 고어(古語) 비스(bis·두 번)와 퀴(cuit·굽다)의 합성어라고 한다. 밀가루를 물이나 우유로 반죽한 뒤 이스트 없이 구워낸 것인데 간식거리로 그만이다. 스펀지 형태의 달콤한 과자 마시멜로는 본래 관목(灌木)의 한 종류다. 과거 이것의 뿌리즙을 요즘의 젤라틴 대신 사용하면서 이런 이름을 얻었다. 지금 모양의 마시멜로는 19세기 후반 세상에 첫선을 보였다.

  과자로서 각자 한 가문을 이룬 이 세 가지를 한데 빚은 ‘작품’이 있다. 지름 7㎝의 미학(味學)이라고나 할까. 두께는 2.3㎝, 무게는 35g이다. 1974년 세상에 나왔고, 지금까지 국내에서 팔린 것만 140억 개, 1조6000억원에 달한다. 오리온 초코파이다. 요즘은 해외에서 인기가 더 좋다. 특히 중국 판매는 국내보다 많다. 지난해 국내 판매가 4억 개였는데 중국은 그보다 5000만 개 많았다. 베트남에서는 3억 개를 넘겼다. 얼마나 인기가 좋은지 제사상에 오를 정도다. 그 결과 현지 파이시장 점유율은 60%에 이른다고 한다. 러시아에는 한 해 2억3000만 개가 팔린다. 이 나라 사람들은 특히 단것을 좋아해 성장속도가 더욱 빨랐다.  

  워낙 인기를 누리다 보니 모방 제품도 많이 나온다. 세계적인 식품기업 네슬레도 비슷한 과자를 만들어 모스크바에서 판다고 한다. 그래도 아성(牙城)은 흔들리지 않는다. 원조(元祖)의 독특한 맛을 소비자들이 알아주기 때문이다. 맛의 비결은 황금의 수분 함량 13%에서 나오는 촉촉함이라고 한다. 지금 40~50대 남자들이 군대 생활을 할 땐 생일케이크 대용으로도 쓰였다. 그 위엔 촛불 대신 성냥개비를 꽂았다.

  남한의 대표 과자는 북녘에서도 인기가 높다. 개성공단 근로자들에게 하루 2~3개씩 간식으로 제공되는데, 이걸로 계(契)가 성행한 지 벌써 1년이 넘었다고 최근 탈북자는 들려준다. 간식으로 받은 초코파이를 순번에 따라 한 사람에게 몰아준다. 그걸 받은 사람은 장마당(시장)에서 팔아 목돈을 쥔다는 것이다. 요즘 새로 뜨는 시장은 중동이다. 이란 수도 테헤란의 카르푸에서는 한 달에 약 5000만원어치가 팔린다고 한다. 단일 매장으론 세계 최고다. ‘과자 한류’를 이끄는 그의 힘이 놀랍다.

  심상복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1958년 강릉생으로 강릉고등학교와 서울대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중앙일보사에 입사(1984년)해 주로 경제부 기자로 활동했다.

  2002~2005년 뉴욕특파원, 2006년 국제에디터, 2007년 경제에디터를 거쳐 2009~2010년 포브스 코리아 대표를 역임했다.  << 본 내용은 더리더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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