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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전경해 기자
  • 정치
  • 입력 2020.05.14 14:11

이원규 춘천시의장 “진실이 ‘건강한 국가’ 이루는 바탕이라는 소신 지켜갈 것”

이원규 강원 춘천시의회 의장. 전경해 기자

  (춘천 더리더) 그의 눈엔 부조리에 항거하던 청년의 패기가 남아있다. 짧게 자른 반백의 머리카락이 훈장처럼 반짝인다. 제10대 춘천시의회 이원규(64) 의장을 만났다.

  이 의장은 당리당략을 떠나 시정에 대한 견제와 균형을 실현하기 위해 의원들의 의견을 고르게 청취하고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년 전 강원도시군의회의장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지방자치분권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 의장은 “1990년대 초 지방자치시대가 시작 됐지만 아직도 중앙정부에 의한 하향식 자치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재정분권이 실현되지 않아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자치분권 실현으로 주민이 중심이 되어 지역의 특색에 맞는 복지정책과 권익증진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암울했던 시기에 청년기를 보냈다.

  이 의장은 “박정희 대통령의 철권통치가 지속되던 시기에 학창시절을 보냈다. 재야 지식인과 종교인, 대학생들이 독재와 인권탄압에 저항하며 반유신체제 운동으로 나라가 혼란스러웠다”며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사람들을 반체제 인사로 몰아붙여 비상군법회의에 회부해 이철 전 의원 등이 사형선고를 받았다. 그런 만행을 보며 울분을 참을 수가 없었다. 부조리에 침묵하는 것이 죄라고 생각해 당시 야당인 신민당에 입당했다”고 말했다.

  함석헌(사회운동가) 선생은 청년 이원규의 정신적 멘토다. 이 의장은 “함석헌 선생은 진리와 자유를 갈구하고 격변의 시대를 살아낸 사회운동가다. 암울하고 침묵을 강요받았던 시대에 자유롭고 평화로운 사회를 꿈꾸고 민주주의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우신 분.이라며 “실천하는 정치인으로 소신을 지킬 수 있도록 정신적 멘토가 되었다”고 떠올렸다.

  이 의장은 홍천군 두촌면에서 태어나 유소년기를 보냈다.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고교진학은 꿈도 꾸지 못했으나 학구열은 누구 못지않았다. 중3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한때 진학을 포기할까도 생각했다. 어머니의 권유로 동생과 함께 춘천에서 학업을 이었다.

  소년 이원규의 꿈은 정치인.

  오랜 정당생활 끝에 10여 년 전 시의원에 출마했다. 보수의 텃밭에서 진보 4선 의원으로 당선을 거듭하기까지 질곡의 세월을 살았다.

  이 의장은 “선거 네 번 치르는 동안 한 번도 같은 선거구에서 출마한 적이 없다. 선거 때마다 선거구가 바뀌어 애를 먹었다”며 “있는 그대로 소통하고 민의의 대변자라는 사명감을 잃지 않았기에 주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의 오늘은 아내의 헌신과 내조가 있어 가능했다. 그의 곁에는 아내와 학원 한 번 보내주지 못했으나 제 몫을 다하고 사는 남매가 있다. 그는 부자로 살아본 적이 없으나 원칙과 소신을 지켜왔기에 가난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사회적 약자, 소외계층 등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 의장은 어려서 앓은 소아마비로 신체장애를 갖고 있다. 이 의장은 “호주의 장애인 코미디언이자 방송인인 스텔라 영이 ‘장애를 특별하게 생각하고 특별하게 대하는 모든 호의가 악의 못지않게 해롭다’고 했다.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적 약자나 장애인은 당연히 배려해야 하지만 물리적, 금전적 배려는 타성에 젖게 만든다. 개개인의 특기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정책개발, 정정당당하게 평가받고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고 살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6월이면 모든 역량을 쏟았던 의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이 의장은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을까? “진실은 건강한 국가를 이루는 바탕이라는 소신으로 살아왔다.

  정치는 협치의 정신을 살려야 효율적이다. 상대방을 대화의 대상이 아닌 척결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정치적 소명의식을 갖고 원칙과 정도를 걸어 온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그는 의원 개개인의 활동이 춘천시의 역사라고 생각한다.

  그 자신 써 온 춘천의 역사가 10년째.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역사의 뒤안길에서 춘천을 변화시킨 ‘진실한 정치인’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전경해 기자 jkh@thelead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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