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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이태용 기자
  • 사회
  • 입력 2011.05.09 00:04

홍춘봉 “진폐환자 권익대변 무한책임 통감”

전국진폐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 홍춘봉 전국진폐재해자협회 비상대책위원장. ⓒ2011 더리더/이태용
 【태백 더리더】올해로 창립 32주년을 맞은 국내 최초 최대 직업병 단체인 전국진폐재해자협회(전국진폐협)가 17년간 협회를 이끌어온 정훈용 회장의 갑작스런 유고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이에 따라 전국진폐협은 지난 6일 강원 태백시 상장동 협회 대강당에서 대의원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 같은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한 긴급 대의원총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비상대책위는 이날 회의에서 홍춘봉 홍보국장을 조직이 안정될 때까지 협회를 정상적으로 이끌 최적임자로 판단해 95%가 넘는 절대적인 지지로 비상대책위원장에 선출했다.

  홍 위원장은 오는 11일 서울 여의도 상경집회를 앞둔 상태에서 회원들의 동요를 막고 회원단결과 조직 강화, 쾌적한 요양환경을 기대하는 회원들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한 직무에 매진하기로 했다.

  진폐협회는 정 회장 유고에 따른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후임 회장을 물색하고 있지만 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 등을 상대로 한 정책 창구로서 홍 위원장만한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평이다.

  한편, 전국진폐재해자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대의원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오는 9월 열리는 정기총회 이전에 차기 회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 다음은 홍춘봉 전국진폐협 비상대책위원장과 일문일답.

  ▲ 전국진폐협 비상대책위원장 수락 소감은.

  - 창립 32주년을 맞아 진폐협회가 가장 어려운 국면을 맞고 있다.

  당장 오는 11일부터 여의도 상경집회 신고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17년간 협회를 이끌어 오신 정훈용 회장이 갑작스럽게 유명을 달리하셔 매우 슬픈 마음이 앞선다.

  시급한 현안인 진폐환자들의 요양권 확보를 위해 9일 근로복지공단과 협상 결과에 따라 상경집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만약 근로복지공단과 협상에서 원만한 타협이 이뤄지지 못하면 거동이 가능한 약 1,500명의 환자와 가족들의 여의도 상경집회가 불가피하다.

  상경집회가 결정되면 여의도 국회 앞에서 환자들의 요양권 확보를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해야 할 것이며 잘못하면 병약한 환자들이 시위도중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이런 사실을 잘 아는 환자들조차 더 이상 병상에 누워서 당할 수 없다며 목숨을 건 투쟁을 결의했고 저 역시 이런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상경투쟁도 불사할 것을 결심했다.

▲ 홍춘봉 전국진폐재해자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태백시 상장동 협회 사무실에서 갑작스런 회장 유고로 연휴도 잊은 채 협회 정상화 운영을 통한 진폐환자들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해 직무에 몰두하고 있다. ⓒ2011 더리더/이태용
  지난 2002년과 2005년 여의도 상경투쟁을 경험한 환자들과 저는 상경투쟁에 대해 두려움이 없으며 만약 불상사가 발생하면 협회를 대표해 전적으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연간 300조가 넘는 국가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언제 죽을지 모르는 진폐환자들의 요양급여를 줄이려는 발상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엉뚱한 곳에 국가예산이 줄줄 세고 불필요한 곳에 국가예산이 쓰여지는 판국에 진폐환자 퇴출음모는 매우 잘못된 것이다.

  지금 고령의 진폐환자들은 근로복지공단의 횡포와 갈수록 열악해지는 요양환경에 분노하고 있다.

  환자들은 이러한 최악의 여건에서 협회를 차질 없이 이끌어갈 비상대책위원장 적임자로 선택했지만 두려움이 앞선다.

  ▲ 진폐협회와 인연을 맺은 지 26년이 되었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 그동안 환자들을 위해 앞장서 싸우고 회원들의 어려운 일이 생기면 두려움 없이 나서왔기 때문에 어려운 시기에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됐다.

  병상에서 오랜기간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진폐회원들이 어려움에 처한 것을 모른 채 하고 지나칠 수가 없어 비대위원장을 수락했지만 무한책임을 뼈저리게 통감한다.

  당장 환자들의 요구조건을 관철시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경주하겠다.

  과거 1년 단위에서 3개월 등으로 대폭 단축된 요양연기 신청, 통원 강요 소문, 근로복지공단의 잦은 불시점검 등으로 심리적 압박감이 더해지면서 스트레스를 받은 환자들이 정신분열증세를 나타내거나 자포자기 상태에 빠져 극단적인 선택이 우려되고 있다.

  진폐와 합병증으로 호흡곤란, 불면증, 소화불량, 통증악화에 시달리는 환자들의 요양체계 개편의 모순점을 개선하고 편안하고 쾌적한 요양환경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도록 근로복지공단의 전향적인 발상의 전환을 촉구할 계획이다.

  ▲ 진폐환자들의 산적한 난제 해결 방안은.

  - 이 난제들은 어느 것 하나 소홀하게 처리할 것이 없고 환자들에게 중차대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진폐환자들의 오랜 숙원인 현안문제 해결을 위해 국회의원, 도지사, 시장, 시·도의원과 만나 협조를 구하는 등 한국노총, 광산노련, 원진직업병단체, 진폐단체 등과 공조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 홍춘봉 전국진폐재해자협회 비상대책위원장. ⓒ2011 더리더/이태용
  특히, 최근 전 국회의원인 유승규 후원회장도 회장 유고라는 초유의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고 진폐협회의 안정적인 운영과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하는 데 아낌없는 지원과 성원을 보내고 있다.

  진폐와 인연을 맺은 지 26년이 지났지만 진폐환자들의 요양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이를 해소하기 위해 무엇보다 조직의 확대와 안정이 시급하다.

  또, 회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데 협회의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이 부분도 앞으로 역점을 두고 추진하도록 하겠다.

  시급한 현안이 해결되면 조직을 추스린 뒤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수순과 절차를 밟아 나가도록 하겠다.

  국내 최초 최대의 직업병 단체로 태동한 우리 진폐협회가 정상 궤도로 속히 진입하도록 하는데 앞장설 것이며 지역사회의 아낌없는 협조와 성원이 필요하다.

  오랜 역사를 가진 전국진폐협의 미흡한 부분도 많지만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일이 제가 맡은 직분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위해 협회 대의원 및 회원들과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 나가겠다.

  ▲ 진폐관련 단체 통합 문제는.

  - 과거 1개였던 진폐단체가 5개로 난립하면서 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의 각종 규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큰 손실로 이어지는 등 지역사회가 우려하고 있다.

  새로운 협회가 생겨나는 과정에서 협회 간 갈등과 반목도 있었고 회원들이 혼란을 겪는가 하면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 지자체, 강원랜드 등 지원기관의 어려움도 있었다.

  협회 난립을 지켜보면서 누구보다 이 같은 상황을 잘 알고 있기에 우리 협회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이는 회원들의 기대를 미처 수용하지 못하고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데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이제 우리 협회도 급변하는 시대의 조류에 따라 확실하게 변해야 한다. 그래서 통합은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통합이 성사될 수는 없지만 각 협회에서 필요에 따라 연대하면서 양보와 배려의 미덕을 발휘한다면 통합이 가능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여기에는 반드시 회원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협회보다 회원이 우선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하며 작은 것(협회 독선)보다 큰 것(환자보호)을 먼저 생각하겠다.

  이태용 기자 lty@thelead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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