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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남은주 기자
  • 사회
  • 입력 2010.04.22 00:44

사북항쟁동지회, 진정한 해원과 화해의 장 마련 촉구

사북항쟁 30주년 기념식서

▲ 옛 동원탄좌 사북광업소 탄광 근로자들이 억압과 노동착취에 항거한 사북항쟁 기념식이 21일 강원 정선군 사북읍 뿌리관에서 사북항쟁동지회원, 유창식 정선군수, 최영 하이원리조트 사장 등 기관단체장 등 주민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2010 더리더/이태용
【정선 더리더】옛 동원탄좌 사북광업소 탄광 근로자들이 억압과 노동착취에 항거한 사북항쟁 기념식이 21일 강원 정선군 사북읍 뿌리관에서 열렸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사북항쟁 기념식에는 사북항쟁동지회원, 유창식 정선군수, 최영 하이원리조트 사장 등 기관단체장 등 주민 150여명이 참석했다.

▲ 전정환 정선부군수. ⓒ2010 더리더/이태용

   이원갑 사북항쟁동지회 회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광부도 사람이고 인간답게 살아보자고 울부짖고 항거한지 어언 30년이 지났다”라며 고난과 파란으로 점철된 지난 상흔을 회상했다.

  특히 이 회장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서로의 아픔과 고통을 치유할 수 있는 진정한 해원과 화해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뜻을 모으고 있지만 무엇으로도 보상되지 않는 암울한 역사 속에 억울한 고통으로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가 인권침해와 가혹행위에 대해 사과하고 명예회복과 피해보상을 권고한 만큼 이를 즉각 시행하라”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그는 또 “폭도의 땅이었던 사북이 민주화운동으로 지역의 명예를 회복한 것은 모두가 한마음, 한뜻 이였기에 가능했었다”고 말했다. 

▲ 김진복(왼쪽) 고한.사북.남면지역 살리기 공동추진위원장. ⓒ2010 더리더/이태용

  또 고한.사북.남면지역 살리기 공동추진위원회는 “민주화운동 역사의 왜곡된 진상을 바로잡고 관련자들의 아픔과 고통을 치유할 수 있는 진정한 화해의 장을 마련해달라”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사북항쟁은 지난 1980년 4월 21일부터 24일까지 4일간 사북읍 일원에서 탄광근로자와 가족 등 6천여명이 어용노조의 퇴진과 노조 직선제,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감행한 노동운동이다. 

▲ 최영 하이원리조트 대표. ⓒ2010 더리더/이태용

  1980년 사북항쟁 발생 당시 옛 동원탄좌는 직영근로자 3천여명, 하청근로자 2천여명 등 총 5천여명의 탄광노동자가 근무했던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민영 탄광이다.

  사북의 4월은 세인들의 기억에서 점차 잊혀지고 있지만 한국의 노동역사는 자본주의 모순체제에 맞서면서 민중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간 사북항쟁을 국내 최고의 노동운동 역사로 기록하고 있다.

▲ 남경문(오른쪽) 강원도의원. ⓒ2010 더리더/이태용

  또 사북항쟁의 근원지인 옛 동원탄좌는 지난 2004년에 폐광하였지만 사북지역 주민들에게는 강원랜드가 설립되면서 사북항쟁이 지역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는 성장동력으로 각인되고 있다.

▲ 이원갑 사북항쟁동지회 회장. ⓒ2010 더리더/이태용
   -다음은 ‘기념사’ 전문

  반갑습니다.

  1980년 4월21일 사북탄광노동자 대투쟁인 사북민주항쟁 30주년을 맞이하여 이 자리에 서게 되니 감회가 새로워 집니다.

  기억하기에는 가슴 아프고 기억하지 않으려니 더 더욱 가슴 저리고 아픈 상흔의 세월이었습니다.

  이러한 우리들의 아픈 역사를 보듬어 주시고 왜곡된 사건의 진상을 바로잡아 주기 위하여 애써주신 지역사회단체 종교단체와 뜻있는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인사드립니다.

  바쁜 일정가운데서도 이 자리를 함께 해주신 내빈 여러분과 후원을 베풀어주신 단체 개인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석탄에 찌들려 시커먼 광부도 사람이다.

  인간답게 살아보자고 외치며 분연히 일어나 우리의 인권을 유린하고 노동3권을 몰수한 독재권력에 항거했고 기업윤리를 망각하고 파렴치한 기업경영으로 광부들을 사지로 내 몰았던 동원탄좌 사북광업소에 대항하여 약자의 피눈물 나는 투쟁을 한지 어언 30년이 지났습니다.

  강산이 세 번바뀌고 80년 출생한 자식들은 벌써 서른살의 청장년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부끄러운 아버지의 폭도라는 멍에을 벗기 위하여 우리의 정당성을 만천하에 공표하고 피나는 노력과 투쟁으로 사북사건의 진상이 밝혀졌습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는 2년여 동안 사북사건 진상조사를 실시하여 2008년 4월 결정문을 발표하고 정부는 인권침해와 가혹행위에 대하여 사과하고 명예회복 및 고문피해보상을 하라고 정부에 권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권고사항은 구속력이 없기에 차일피일 미루고 있습니다.

  아직도 사북항쟁에 대한 상흔의 아픔도 많습니다.

  사건 후 합동수사본부에 끌려가 군 보안대로부터 모진고문을 받고 그 휴유증으로 아직도 병원신세를 져야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젊은 나이에 요절한 사람도 있고 억울한 옥살이로 인하여 가정이 파탄된 사람도 있습니다.

  사건 진행과정에 서로의 견해차이로 지금도 앙금을 씻지 못하고 불신을 초래한 일도 있습니다.

  이제 강산이 세 번 변하고 어언 3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서로의 아픔과 고통을 치유할수 있는 진정한 해원과 화해의 장을 마련하기 위하여 뜻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들은 무엇으로도 보상되지 않는 암울한 역사속에 억울한 고통으로 남아있습니다.

  이러한 고통과 고문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많은 피해자에게 이명박 정부는 하루빨리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권고사항을 이행하여 죽기전에 조금이나마 한을 풀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일부에서는 사북사태다 사북사건이다 사북민주항쟁이다 하는 이견이 있습니다.

  그러나 80년 전국노동자들은 국가보위법 특별조치법등 악법으로 인하여 노동현장에서 노동3권이 몰수당한 암흑천지의 시대였습니다.

  이러한 여건에서도 사북광부들은 서슬이 시퍼런 비상계엄 하에서도 굴하지 않고 광부들의 권익을 찾기 위하여 부당한 공권력에 대항하여 항거하고 탄광기업의 부당한 피폐를 만천하에 알린 것은 민주화 운동이며 사북민주항쟁인 것입니다.

  국가에서도 관련자들에게 이미 민주화 운동으로 인정하였습니다.

  폭도의 땅 사북이 명예로운 민주화운동이 일어났던 지역으로 명예를 회복하게 된 것은 모두 여러분들의 아낌없는 성원과 격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사북항쟁기념일이 영구히 계승 발전할 수 있도록 참여하여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매번 사북에 4월의 봄이 올 때마다 민주항쟁의 꽃이 만개한 봄을 여러분과 함께 더욱 기쁜 마음으로 맞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0년 4월21일 

                                         사북항쟁동지회 회장 이원갑

  남은주 기자 bonia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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