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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이형진 기자
  • 사회
  • 입력 2021.09.27 13:31

“사람 목숨이 달린 일”... 태백 혈액투석 환자들 호소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태백지역 투석환자들의 청원내용이 올라와 있다(사진출처=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이형진 기자

  (태백 더리더) “우리에겐 목숨이 달린 일입니다”

  지난 24일, 철암에서 만난 태백시 주민 A씨.

  신장이 좋지 않은 그는 혈액투석을 3년 6개월째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오는 10월 23일이면 그는 현재 투석을 받고 있는 B병원에서 혈액투석을 더 이상 받을 수 없는 상황.

  이유인 즉, 태백에서 오랜 기간 투석환자를 받아온 병원 1곳이 문을 닫기 때문이다.

  그는 “투석환자들은 이틀 간격으로 투석을 받고 있는데 3일이 지나면, 몸이 버텨내질 못한다”며 “빨리 대안을 찾지 못하면, 우리에겐 절망이다. 태백시장이 나서서 보다 적극적으로 방법을 찾아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27일 태백시에 따르면 현재, B병원에서 투석을 받는 환자는 총 40명.

  이 중 15명이 인근 정선과 영월에서 오는 환자들이다.

  이들을 제외하면 25명의 태백시민이 B병원에서 오랜 기간 치료를 받아오고 있다.

  ◇ 25명의 태백 투석환자들 어디로 가나?

  태백시에 따르면 27일 기준 25명의 투석환자 중 11명은 근로복지공단 태백병원에서 받아주는 것으로 확정됐다.

  이에 대해 김미영 태백시 보건소장은 “태백병원과 협의한 끝에 간호사 저녁 타임 근무 일수를 하루 더 늘려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14명의 투석환자들은 병원 찾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24시간 또는 수용 시설 확충할 수 없는가’라는 질문에 김미영 보건소장은 “투석기계가 24시간 돌아가는 것은 어렵다. 오작동 우려가 있다”며 “수용 공간 확충은 장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 가장 좋은 대안은 무엇... 장기적인 대안은?

  어렵게 인터뷰에 응한 주민 A씨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현재 B병원을 인수할 수 있는 의사를 찾는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그는 “투석환자들은 환경에 매우 민감하다”며 “기본 4시간씩 꼼짝 않고 투석을 받아야하기 때문에 기존에 병원이 문을 닫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미영 태백시 보건소장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태백시 역시, 환자들의 고충을 잘 알기에 현재 B병원을 인수할 수 있는 의사를 찾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9월말까지 병원을 맡을 의사가 나타나지 않으면, 빨리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언급된 다른 방법은 바로 사북에 위치한 ‘정선군립병원’이다.

  투석환자들에 따르면, 정선군립병원의 경우, 내년 3월 관련 시설을 갖추고 투석환자를 받을 예정.

  김미영 보건소장 역시 관련 내용을 언급하며 “투석환자를 받으려면, 전문 간호사 확충이 매우 중요하다”며 “문을 닫는 B병원의 인력이 정선군립병원으로 갈 수 있도록 하는 등 정선군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조기 운영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15년 동안 혈액투석을 받았던 장연철 태백정원 이사(前 태백시민연대 위원장)은 “투석의 고통을 받지 않으면, 모른다”며 “하루 투석을 받으면, 꼼짝없이 누워 있어야 한다. 삶의 질도 낮고 목숨이 달린 일”이라며 지난 투석생활을 전했다.

  장연철 이사는 “시민사회를 비롯한 시민단체들도 적극 나서 한마음 한 뜻으로 지역에 의료 공백이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며 “태백시 역시 단기적으로 이번 문제를 볼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형진 기자 lhj@thelead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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