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에 성탄절 이브라는 특수를 맞아 손님으로 북적거려야 할 식당은 텔레비전 소리가 유난히 크게 늘릴 정도로 정적이 맴돌았다.
태백은 인구 5만의 작은 도시지만, 전통적으로 소비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지나가는 개도 1만짜리 지폐를 물고 다녔을 정도로 ‘검은 황금’ 석탄이 가져다 준 흥청거림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런 태백 경기는 ‘꽁꽁’ 얼어붙어 있다.
지역 소상인들은 한결같이 “IMF시절보다 더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우 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지난 1월 구제역 여파를 회복하기도 전에 시작된 생존권 투쟁은 상경기에 찬물을 부은 셈”이라며 “정말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커피 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지금은 사람들이 자꾸 어렵다.. 어렵다..고 하니까 커피 한잔도 소비를 하지 않는 등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생존권 투쟁, 보험사기, 태백시 재정위기 단체 거론 등 잇단 악재는 시민의 소비심리를 더 위축시키고 있다”며 “중요 소비층인 공무원들의 씀씀이 눈에 띠게 줄면서 상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인들의 이런 하소연에 함억철 태백상공회의소 사무국장은 “유럽금융 위기 등으로 대한민국 경제 전반이 위축되면서 그 영향이 지방 소도시까지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함 사무국장은 “여기에 태백은 3개월 넘는 장기 투쟁의 악영향까지 겹쳤다”며 “지역경기를 회복시키려는 지역리더들의 솔선수범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생존권 투쟁에 대해서는 “태백의 미래를 위해 지역 경제가 자립할 수 있도록 3,000명 고용 대체산업 유치 등 정부가 약속한 지역경제 회생방안을 즉각 이행하라고 하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답변했다.
오투리조트 운영난, 생존권 투쟁, 재정위기 단체 등 어두운 단어들로 전철됐던 2011년이 저물고 있다.
태백시는 화광아파트 재건축, 낙동강발원지 물길복원사업 등 2012년 태백지역에는 모처럼 중장비 소리가 들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새로운 사업이 추락하는 지역경기를 다시 살릴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형진 기자 lhj@thelead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