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더리더) ‘다문화 대안학교(가칭 인순이 학교)’ 홍천군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식이 30일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 본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협약식을 마친 후 인순이씨는 기자단과의 인터뷰를 통해 다문화 대한학교 설립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 다음은 인순이 씨와의 1문1답
▲ 강원도 홍천에 학교를 설립하는 이유는.
-강원도를 좋아한다. 홍천은 서울에서 멀지 않고 교통이 편리해 선생님들이 다니기에 좋을 것이다.
학교에는 다양한 선생님 모실 계획을 갖고 있다. 방과 후 수업을 알차게 진행할 계획이다. 학교 관련해 얼핏 드린 말씀이었는데 흔쾌히 받아줘서 날아올 듯 달려왔다.
▲ 학교에서의 인순이씨의 할 일은.
-내가 하는 일은 많지 않다. 아이들과 얘기를 많이 하는 것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
태어남은 선택이 아니다. 축복 속에 태어났지만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외모가 달라 심적 아픔 겪는 일이 있을 것이다.
아이들과 얘기 나눠 마음의 앙금 풀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 가르침은 선생님 몫이다. 가슴에 뭔가 있는 것 내려놓고 풀어놓는 일 맡을 것이다.
살다가 실수도 하겠지만 아이들한테 자라왔던 얘기, 헤쳐나온 것 등 이만큼 하니 받아들여지고 성장했다는 가능성을 얘기해주고 싶다.
하지만 처음 하는 일이다. 겁나고 두렵다.
▲ 다문화 학교를 처음 생각한 때는.
-7~8년 전부터 생각했었다. 여름에 다문화 어린이 캠프에 초대됐었다. 주최 측에서 막바지에 아이들에게 ‘다문화’라는 얘기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 하지 않겠다고 했다. 왜냐하면 겉으로 보기에 밝고 잘 뛰어노는 아이들이지만 밖으로 나오지 않는 속으로 곪는 얘기 있을 것이다.
어렸을 때 어른들이 ‘인순아 열심히 하면 돼. 공부도 열심히 하고...’ 이렇게 말하면 난 속으로 “당신이 내가 아닌데, 당신이 어떻게 알아!” 라고 되물었다.
겉으로 웃고 뛰어놀아도 정체성 때문에 고민하고 힘들어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 수준에 맞는 정체성에 관한 얘기 나눌 것이다.
‘난 아니야’가 아닌 난 그런데 열심히 살 거야, 난 한국인이야.‘ 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기우였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방황하는 아이들이 많다. 그런 아이들이 나를 만나기를 바란다.
▲ 시작하고 보니 할 일이 많지 않은가.
-이런 일들이 빨리 많은 사람이 알기 원하지 않았다. 시행착오 견디고 만들어 가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아이들과 뛰어놀면서 해야 하는 일이다. 계획은 많이 짜여있지만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인터뷰 자체가 부담스럽다.
이 일은 인기나 개인의 이익 때문에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랑받은 것에 대한 사회 환원이다. 방법을 찾다 보니 내게 가장 어울리는 일이다.
내가 나를 조금 더 인정하고 사람들을 만나 열심히 사는 모습 보여주는 일이 사랑받은 것에 대한 최고의 선물 아닌가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실수하면 말해 달라. 귀를 열고 삐뚤어지게 나가지 않도록. 연예인의 잘못 작아도 더 두드러지고 부각되게 마련이다. 두렵지만 최선을 다해 할 것이다.
그녀는 ‘거위의 꿈’에 한 발짝 다가섰다. 자신이 꿈꿔온 다문화가정 대안학교 건립이 현실로 다가왔다.
인순이씨는 다문화가정의 시대적 아픔과 편견을 겪은 세대다. 자신이 힘든 삶을 살았기 때문에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당당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어 한다.
교육은 사람을 변화시키고 사회를 변화시킨다.
가난과 사회적 약자가 되는 아픔을 대물림하지 않고 글로벌 인재로 시대의 주역이 되도록 큰 비전을 계획하고 있다.
그녀는 노래를 통해 아이들에게 ‘차갑게 서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서라’고 말한다.
꿈 꿀 기회조차 갖지 못해 꿈을 잃어버린 아이들이 없도록 그녀 자신이 멘토가 되길 소망한다. 그녀가 이룬 거위의 꿈이 아이들의 것이 되도록.
전경해 기자 jkh@thelead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