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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더리더
  • 기고
  • 입력 2010.01.14 23:46

[기고] 분열은 추하지만, 통합은 아름답다

성희직 정선진폐상담소장

▲ 성희직 정선진폐상담소장
  탄광전성기를 가리켜 흔히 ‘개도 만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녔다’고 표현한다. 그 시절 태백은 전국제일의 탄광도시였다.

  때문에 태백엔 전국규모의 협회가 3개인 단체가 있다. 바로 진폐협회인데 30여 년 전에 만들어진 단체는 전국진폐재해자협회(회장 정훈용)다.

  또 2005년도엔 한국진폐재해자협회(회장 주응환)와 한국진폐재해재가환자협회(회장 황상덕)가 노동부인가로 설립되었다. 그동안 3개 단체 모두 진폐환자권익보호와 복지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과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안다.

  특히 한국진폐재해자협회는 2007년부터 ‘진폐제도개선’ 투쟁을 주도하여 재가진폐환자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아왔다. 그런데 최근 협회가 극심한 내분에 시달리고 있다. 급기야 정선지회 영월지회 삼척지회 강릉지회 등 강원도 내 5개 지회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기자회견까지 하였다.

  이후 서로 성명서와 인터넷을 통한 비방전이 이어져 회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당장이라도 또 하나의 진폐협회를 만들어 갈라설 기세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은 진폐제도개선에 진폐단체들이 하나로 힘을 모을 때이다. 지난 9월15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진폐법개정(안)은 현재 국회환경노동위원회에 제출된 것으로 알고 있다. 국회심의 때 재가환자와 요양환자 모두에게 좀 더 유익한 방향으로 법안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는 3만여 진폐환자들 모두의 공통된 소망일 것이다. 이처럼 중차대한 시기에 진폐제도개선을 주도해온 한국진폐협회가 분열되어 서로 ‘네 탓’이라며 소모적인 논쟁과 감정적대응으로 허송세월하고 있다. 그렇게 편을 갈라 어쩌자는 것인가? 지금은 진폐환자들의 고통과 어려운 현실의 핵심을 정리하여 국회를 설득할 명분과 논리를 만드는 일이 급선무이다.

  지난 2006년 12월 노사정은 “재요양환자 휴업급여는 평균임금이 아니 최저임금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긴 ‘산재보상보험법’ 개정안에 합의해 버렸다.

  당시엔 이러한 ‘독소조항’의 심각성을 제대로 알지 못한 탓도 크지만, 산재단체와 진폐단체가 하나로 힘을 모으지 못해 초래한 결과이다. 때문에 2008년 7월 이후 요양승인이 떨어진 진폐환자들의 경우 남들은 월 200~250만원 이상 받는 휴업급여를 70~80만원밖에 받지 못해 억울해하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지금 상황은 2006년 12월 산재보상보험법개정시기와 지금 너무도 흡사하다. 3개협회가 힘을 하나로 모으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진폐협회’와 ‘비상대책위원회’로 갈라져 소모적인 논쟁에 힘을 낭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된다면 양쪽 지도부 모두가 진폐환자들로부터 큰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지금 진폐환자들의 여론과 민심이 그러함을 알아야한다.

  이러한 차에 최근 ‘비상대책위원회’ 쪽에서 진폐협회 통합문제를 공개제의 할 것이라 한다. 참으로 반갑고 환영할 일이다. 3개 협회가 하나로 뭉친다면 진폐환자들과 폐광지역주민들도 모두 박수를 보낼 것이다.

  3개 진폐협회 모두 설립목적을 회원들의 권익보호와 복지향상임을 내세우고 있다. 지금이라도 그러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자기단체의 유. 불리를 따지기보다, 또 내가 더 큰 감투를 쓰겠다는 욕심만 버린다면 협회가 하나로 통합 못할 이유도 없다고 본다.

  3개 단체지도부들이 마음일 비우고 ‘작은 욕심’만 버린다면 모두로부터 칭찬 받고 존경받을 수 있다. 진정한 지도자라면 그런 큰 일, 그렇게 멋진 일을 해야 한다. 감정적인 분열은 추하지만 대의를 위한 통합은 분명 아름다운 일이다.

(글=성희직 정선진폐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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