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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전경해 기자
  • 의회
  • 입력 2018.10.26 18:13

‘위수지역’ 폐지?.. 조형연 도의원 “접경지역 더욱 피폐하게 만들 것”

강원도의회, 제276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

조형연 강원도의회 의원이 26일 오전 10시 30분 강원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76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사진= 강원도의회 제공). 전경해 기자

  (춘천 더리더) “위수지역 폐지... 접경지역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 것”

  조형연 강원도의회 의원(인제, 더불어민주당)이 26일 오전 10시 30분 강원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76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 다음은 조형연 강원도의원 5분 자유발언 전문.

  안녕하십니까? 평화와 생명이 살아 숨 쉬는 고장, 인제출신 조형연의원입니다. 먼저 5분자유발언의 기회를 주신 존경하는 한금석 의장님과 선배.동료의원 여러분, 그리고 자리해주신 관계공직자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앞서 ‘접경지역 군인의 외출외박구역 제한 폐지 검토 반대 건의안’을 발의해주신 기획행정위원회 곽도영 위원장님을 비롯한 위원님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오늘 인제출신 도의원으로서 접경지역이라고 불리는 휴전선 인근 자치단체의 실상을 알리고 접경지역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가져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자유발언대에 섰습니다.

  최근 남북간 평화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접경지역은 평화지역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이름으로 불리우는 것 만으로도 지역주민들은 큰 변화라며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평화와 산업을 연계한 새로운 산업에 대한 기대감, 개발에서 소외됐던 우리지역에도 드디어 봄바람이 불어올 가능성이 생겼다는 희망적인 이야기는 술자리의 단골 안주로 매일같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18일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군장병 위수지역 폐지를 검토하겠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입니다. 이 발언은 지난 수십년간 군과 상생하며 고통을 감내해온 평화지역 주민들에게는 사형선고와 같은 것이었습니다.

  위수지역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도대체 어떤 불이익이 있길래 그렇게 매번 힘들다고 거론을 하느냐며 피로감을 호소하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화천군 화천읍의 관문에는 과거 도하부대가 있었습니다. 이 도하부대는 이미 이전했음에도 불구하도 부지는 여전히 국방부 땅으로 남아있습니다. 화천군의 여건상 도시지역을 더 확장하려면 이 부지를 활용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하지만 국방부와의 협의는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인근에 체육공원도 마련되어 많은 주민들이 이 시설을 이용합니다. 그때마다 군부대 부지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인제군 북면 원통리에는 중고등학교를 중심으로 군부대가 좌우에 배치돼 있습니다. 과거에는 시가지에서 떨어진 외곽지역이었지만 지금은 도심 한복판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이 군부대를 둘러싼 대부분의 부지는 농경지입니다.

  도심 한복판에 농경지만 있는 것이 의아하지 않으십니까? 군부대 인근에는 2층 3층으로 건물을 지을 수 없습니다. 군사시설을 보호해야하는 법 때문입니다. 인근에 건물을 지어봐야 수익성이 낮기 때문에 당연히 수익사업을 위한 건물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농경지 외로 사용하는 것이 실제로는 불가능합니다. 도시 확장은 생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군부대가 필요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우리 평화지역 주민들은 그동안 이중 삼중의 규제를 받으면서도 군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북한과의 완충지대를 형성하는 등 실제로는 민간 전투요원으로 국방의 한축을 담당해 왔습니다. 심지어 suv자동차를 사면 전시에 군수 물자로 편성되기 때문에 어디로 집결해 차량을 제공해야 하는 지도 숙지하며 살아갑니다.

  뿐만 아닙니다. 군은 국방개혁을 통해 군부대를 이전하고 통폐합하는 대대적인 군 개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군 편제의 개편은 기밀사항입니다. 쉽게 알 수도 없고 알아서도 안됩니다. 때문에 접경지역은 이에 대한 아무런 대비를 할 수 없습니다. 접경지역 경제의 군 의존도는 상당합니다. 접경지역의 농협과 시중은행들이 존재하는 이유가 군장병들의 월급 때문이라는 것 역시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고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군장병 위수지역 폐지와 국방개혁은 수십년간 피해의식 속에서 살아온 접경지역 주민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조치입니다.

  접경지역의 요구는 잘먹고 잘살게 해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접경지역의 요구는 곧 지역주민들의 생존이며 도시소멸 만큼은 막고자하는 눈물겨운 노력입니다.

  현재 위수지역은 지휘관의 재량에 따라 전투준비태세 유지를 위해 필요한 구역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면서 위수지역의 점차 확대되어 왔습니다. 과거 위수지역이었던 화천의 사방거리와 인제의 천도리는 기억하십니까? 위수지역이 화천읍과 원통으로 확대되면서 사방거리와 천도리는 폐허와 같이 변했습니다. 적어도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됩니다. 위수지역 폐지를 검토하기 이전에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존대책 마련이 선행돼야 하는 이유입니다.

  위수지역은 군장병들의 사기진작과 자유로운 병영문화 조성, 억지로 하는 군생활이 아니라 자랑스러운 의무라는 인식을 확장하기 위해서라도 당연히 폐지돼야 합니다.

  하지만 아무런 준비없이 진행되는 위수지역폐지와 국방개혁은 군 완충지대이자 민간전투요원들의 터전인 접경지역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 것입니다. 접경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실태조사와 지역소멸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단계적으로 위수지역을 확대하는 방안이 보다 현실적이라고 생각됩니다.

  국가는 단 한사람의 생명과 재산도 포기하면 안됩니다. 그것이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접경지역 주민 한사람 한사람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국민임을 꼭 기억해 주십시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전경해 기자 jkh@thelead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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