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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전경해 기자
  • 사회
  • 입력 2019.07.26 08:59

‘김유정 문학캠프’.. 김금분 촌장 “문학 열정 표출할 수 있는 곳”

지난 24일 김금분 촌장이 ‘2019 제18회 김유정문학캠프’ 수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전경해 기자

  (춘천 더리더) ‘2019 제18회 김유정문학캠프’가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김유정문학촌(촌장 김금분)에서 개최됐다.

  지난 23일 입촌식을 시작으로 25일까지 진행된 이번 캠프는 전상국, 이정록, 이기호 작가의 문학특강이 함께 진행됐으며 중.고.대학.일반부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김금분 촌장은 개회식 인사말을 통해 “김유정은 우리시대 위대한 작가 중 한 분이다.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고 계승하는 문학캠프는 2000년 개관과 함께 꾸준히 열어왔다”며 “문학적 소양과 영혼을 충족시키는 바로 여러분들이 키워왔다. 여러분이 있는 한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다. 문학에 대한 열정을 표출할 수 있는 캠프로 훗날 2019년 오늘이 잊지 못할 추억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 23일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김유정문학촌에서 열린 ‘2019 제18회 김유정문학캠프’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가운데 김금분 촌장). 전경해 기자

  첫 날 전상국 소설가는 ‘나는 왜 소설을 쓰는가’를 주제로 문학특강을 진행했다.

  전 작가는 196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동행’이 당선되어 50년 이상 소설을 써 온 중견작가다.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윤동주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이상문학상특별상 등을 수상했고 대한민국예술원회원이다.

  전 작가는 “글 쓰는 일이 즐겁고 오직 글쓰기의 즐거움을 찾을 수밖에 없다. 작가란 글 쓰는 일에 어떤 거창한 명분을 내세우지 않는다. 그냥 쓰는 일이 좋아서 쓸 뿐”이라며 “무엇을 위해 소설을 쓰는가 하는 질문에 대답은 쉽지 않다. 소설 쓰기의 즐거움은 내가 숨 쉬고 말하는 것과 하나도 다르지 않은 하나의 생명현상 그 자체다. 내 삶의 과정이며 목적”이라고 했다.

지난 23일 전상국 소설가가 ‘2019 제18회 김유정문학캠프’에서 문학특강을 하고 있다. 전경해 기자

  전 작가는 “열 살에 전쟁을 겪었다. 내 소설 쓰기의 주된 관심은 한국전쟁을 통한 상처와 그 아픔 치유에 관한 것이다. 또 누군가의 희생을 요구하는 힘의 비인간적 권위와 폭력, 정치꾼들의 파렴치에 대한 혐오다. 위선과 교활한 지혜는 더욱 질 나쁜 폭력이라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 나는 소설 쓰기를 즐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24일 둘째 날 문학특강은 이정록 시인과 이기호 소설가가 진행했다.

  이정록 시인은 1989년 대전일보, 199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박재삼 문학상, 윤동주 문학대상, 강달진 문학상,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했다.

  생명에 대한 호기심이 재미와 감동으로 이어지길 꿈꾸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펴고 있다. 이 작가는 ‘시와 상상력 발전소’를 주제로 시작(詩作)에 관한 강의를 진행했다.

지난 24일 이정록 시인이 ‘2019 제18회 김유정문학캠프’에서 문학특강을 하고 있다. 전경해 기자

  따뜻하고 소박한 언어로 들려주는 이 작가의 강의는 작가 지망생들의 감수성을 자극했다. 이 작가는 “온몸이 눈이 되어 감각을 다 동원해 자세히 관찰하라. 어린아이와 같은 때 묻지 않은 마음으로 슬픔에 대한 탄식과 아름다움에 대한 경탄을 가져야 한다. 글은 독자의 언어가 아닌 작가의 언어로 써야 한다”고 했다.

  이어 “시를 다듬는 것 ‘퇴고’란 시의 혈관을 풀어주고 독자의 자유로운 상상을 자극하는 것이어야 한다. 시 속의 정신이며 통찰력이 독자에게로 건너가 새로운 연대의 힘이나 감동의 파장까지 일으킬 수 있는 그런 퇴고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호 소설가는 원주 출신으로 1999년 현대문학 신인추천공모에 단편 ‘버니’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이효석 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김승옥 문학상, 황순원 문학상을 수상했다.

  이 작가는 ‘무엇을 버리는가(나는 어떻게 쓰는가)?’를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이 작가는 “선한사람을 선하다고 얘기하는 건 쉽다. 소설은 선한 것을 선하다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사건에 얽힌 인간의 내면을 그리는 것”이라며 “여러분들이 읽은 많은 소설을 생각해보라. 대부분 우리 사회의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등장한다. 선악이 뒤섞여있고 복잡한 심경이 내포되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끊임없이 왜? 라고 질문하며 비판적 사고를 가져야 좋은 소설을 쓸 수 있다”고 했다.

지난 24일 이기호 소설가가 ‘2019 제18회 김유정문학캠프’에서 문학특강을 하고 있다. 전경해 기자

  아울러 “시대와 사람이 변하고 생각이 달라지면 문장이 달라진다. 많은 작품이 나왔으나 소설은 계속 진화하고 쓰여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작가는 “문학을 시작할 때의 마음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 갖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부족하지만 주변사람들의 내면을 생각하며 분노와 혐오에 관해 깊이 생각하고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했다.

  또한 “소설을 쓴다는 것은 저절로, 쉽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문학은 정직하다. 많은 시간을 들여 쓰라. 들인 시간만큼 좋은 글이 나올 것”이라며 “나만의 밀폐된 자발적 감옥을 만들어 글쓰기에 매진한다면 훌륭한 작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제18회 김유정 문학캠프는 25일 강촌 레일바이크 체험과 춘천국립박물관 관람, 시상식과 수료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김금분 촌장은 수료식에서 “오늘 받은 수료증은 인생의 좋은 징표로 간직하길 바란다. 전국 각지에서 열리던 문학캠프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 이 시대에 문학에 대한 순수한 열망으로 캠프에 참여한 여러분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고 격려했다.

  전경해 기자 jkh@thelead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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