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더리더
  • 기고
  • 입력 2010.01.17 19:28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은 좋은 말인가

김강산 태백향토사연구소장

 

▲ 김강산 태백향토사연구소장

 【태백 더리더】김강산 태백향토사연구소장 = 사람이 사는 곳이면 세계 어느 곳이든 예의가 있기 마련이다.

  우리는 예, 예절. 예의 등으로 말하지만 서양에서는 에티켓이라 하여 사람 사는 곳이면 나름 예의를 가지고 산다.

  그런데 우리는 어려서부터 동방예의지국이란 말을 많이 듣고 자라서 인지 우리나라만 특별이 예의가 있는 나라이고 다른 나라들은 예의가 별로 없는 나라로 착각하며 살았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교장선생님이 연단에 올라서서 학생들에게 훈시할 때면 늘 상 동방예의지국이 어떻고 하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듣고 자랐다.

  그래서 동방예의지국하면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고유명사쯤으로 생각하며 살아온 것이 우리들의 정서이다.

  그런데 동방예의지국이 과연 합당한 말이며 그 숨은 뜻이 있다면 어떤 것 인지를 생각해보기로 하자.

  먼저 동방(東方)은 무엇인가?. 물론 동쪽을 뜻 한다.

  어디에 대한 동쪽인가? 그것은 중국 쪽에서 봤을 때 동쪽 곧 동방인 것이다. 서방세계에서 본 동방이 아닌 것이다.

  서방세계에서 봤다면 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일본까지 모두가 동방이지 우리나라만 동방이라 하지 않는다.

  예의지국(禮儀之國)은 뭔가?. 물론 예의가 바른 나라로 해석 된다.

  그러나 이것은 중국에 대하여 외교적으로 예의가 있는 나라라는 뜻이 숨어 있다.

  중국 역사상 서융(西戎) 남만(南蠻) 북적(北狄)이 모두 중국을 처 들어가 칭(稱) 천자(天子)를 하였건만 유독 우리 동이(東夷)족 만이 중국을 쳐들어가지 못하고 중국을 대국(大國)이라 하며 사시사철 때때마다 인삼 피륙 등 공물을 갖다 바치고 하다못해 공녀(貢女)라 하여 15세미만의 꽃 같은 처녀를 바치며 대국(大國)의 대중화(大中華)에 소중화(小中華)로 자부하며 가는똥 누며 살아온 우리기에, 동방에 있는 예의 바른 족속이라는 치욕적인 뜻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자, 이래도 동방예의지국 운운 하겠는가?. 예의는 우리만 있는가?, 동방에 있는 다른 나라들은 예의도 없는 나라들인가?, 모든 나라들, 사람 사는 곳에는 예의가 있고 에티켓이 있다.

  옛날 유구국이던 오키나와의 옛 궁궐에 가보면 궁문에 크게 수례지방(守禮之邦)이라고 쓴 현판이 걸려 있다.

  내용인즉 ‘예의를 지키는 나라’ 라는 뜻이다.

  동방예의지국은 원래 중국인들이 사용하던 말이었으나 일제 강점기 때 일본사람들이 식민지인 우리나라 사람들을 말 잘 듣는 사람들로 만들기 위해 또 다시 이용한 말을 우리는 모르고 좋은 말 인줄 알고 자랑스럽게 사용해 온 것이 동방예의지국이다.

  외교에서 힘이 있다면 예의는 무시되는 경우를 종종 본다.

  강대국 미국은 예의가 없는 사람들이라서 아프간, 이라크를 처 들어 갔는가?. 그네들도 자국 내에서는 예의도 있고 학교에서 예의를 가르친다.

  그러나 외교는 다르다. 나라에 힘이 있으면 예의가 무시될 수도 있다.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와서, 철철 마다 중국에 조공을 바치지 않고 뻗대다가는 곧바로 전쟁상황이 되는데 어쩌겠는가?. 그냥 죽은 듯이 중국에 거스르지 않고 예의를 지키는 것이 살아남는 방법이라는 것을 아는 조상님들이기에 그리했던 것이다.

  힘이 없는 자가 예의마저 없다면 맞아 죽을 것이다.

  그러나 힘이 있다면 예의가 없다 한들 누가 말리겠는가?. 물론 힘도 있고 예의도 있으면 좋으련만 국가와 국가 간의 외교는 또 다른 문제이다.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을 자랑스럽게 하지 말라. 중국의 주자학과 함께 들여온 그 잘난 예(禮)를 지키기 위해 진취적 기상도 접으며 중국 한번 처들어가 천하통일 한번 못해보고 천자 칭호 한번 못해본 우리 동이족이 아닌가.

 꽃 같은 우리 조상님들 갖다 바치며 종종 걸음으로 숨죽이며 가는 똥 누며 살던 우리에게 무슨 큰 선사라도 하듯 던진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을 즐겁게 사용해야 하는가.

  <<본 내용은 더리더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편집자주>>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