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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이형진 기자
  • 사회
  • 입력 2023.07.31 13:32
  • 수정 2023.08.01 15:33

이보람 관장 “삶을 디자인하는 누구나가 디자인씽커”

강릉시 구정면 ‘디자인씽킹뮤지엄’ 박물관

이보람 디자인씽킹뮤지엄 박물관장. 전경해 기자
이보람 디자인씽킹뮤지엄 박물관장. 전경해 기자

  (강릉 더리더) 강원 강릉시 구정면 ‘마마세계저울박물관’이 ‘디자인씽킹뮤지엄(이하 박물관)’으로 이름을 바꿨다.

  코로나19로 굳게 빗장을 걸었던 박물관이 3년 만에 문을 열었다.

  저울박물관은 세계에서 두 번째, 디자인씽킹을 주제로 한 박물관은 세계에서 유일하다.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 교육은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설계한 창의 훈련으로 영국 정부에서 혁신을 위한 국정운영 방식으로 채택해 꽃을 피웠다.

  이보람(34) 관장은 런던대 골드스미스에서 디자인씽킹 분야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화여대 디자인학부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박물관에 활기를 불어넣고 차세대를 이끄는 리더로 활동 중인 이 관장을 만났다.

디자인씽킹뮤지엄. 전경해 기자
디자인씽킹뮤지엄. 전경해 기자

  디자인씽킹은 문제해결을 위한 창의적인 사고방식을 말한다. 이 관장은 “아침에 일어나 잠들기까지 우리는 매일 하루의 일과를 디자인한다”며 “이것은 기억과 경험으로 남아 다음 날 더 좋은 하루를 디자인 하는데 도움이 된다. 경험에 근거해 사색하며 방향을 선택하고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자신만의 인생을 디자인한다”고 했다.

  이어 “타인과 교류하며 다른 사람의 인생에 공감하고 때로 부정하며 자신의 인생을 완벽하게 만들도록 노력한다. 이 모든 과정에 디자인씽킹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장은 “과거보다 만족스러운 자신의 미래를 완성하기 위해 부족한 부분을 찾고 올바르게 이끌 수 있도록 변화를 설계하는 과정이 디자인씽킹이다. 삶을 디자인하는 누구나가 디자인씽커”라고 했다.

  이 관장은 “디자인씽킹은 세상을 바꾸는 발명이다. 인간을 중심으로 한 디자인은 공감과 창의성을 내포한다. 우리 박물관에서 사람들의 삶을 유익하게 만든 디자인 유물과 그 속에 담긴 재미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고 했다. 박물관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른다. 박물관이 준비한 ‘AI 디자이너가 그리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토리텔링’은 인간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키운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방문객들의 생각을 디자인하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박물관에서 인공지능 쳇 GPT가 창조해낸 작품과 만날 수 있다. 이 관장은 “인공지능의 산업 진출은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과정이다. AI로 인해 디자인업무 처리의 방법과 속도에 효율성이 더해졌다.”며 “인공지능이 인간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기보다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인간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활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옳다”고 했다.

쳇GPT 그림 전시관  및 아르누보 디자인. 전경해 기자
쳇GPT 그림 전시관 및 아르누보 디자인. 전경해 기자

  박물관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으로 제작한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 온라인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관장의 해설로 중세로부터 근 현대사에 이르는 과학, 예술, 문화, 역사 등의 인문학적 해석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인문학은 박물관 내 또 다른 역사관으로 새로운 학습의 장을 열어 관람객을 초대한다.

  이 관장은 어머니 박경희(전 마마세계저울박물관장)씨의 영향을 받았다. 박 전 관장은 1만여 점의 저울과 골동품을 수집해 마마세계저울박물관을 설립했다. 박 전 관장은 대한민국 대한명인 제18호-537호다. 이 관장은 국외 옥션에서 소장품을 낙찰받고 전통시장에서 소장품을 구매하는 과정에 어머니와 함께 했다. 자연스럽게 유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깊어졌다. 유학 시절 어머니와 함께 구매한 유물을 한국으로 보내는 일은 이 관장의 몫이었다.

  이 관장은 방학 때면 어머니와 인사동에서 살다시피 했다. 그곳에서 골동품의 진가를 알아보는 안목을 키웠다. 이 관장은 “취업을 하면서 월급의 일부를 떼어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어르신께 맡겼다. 돈이 모이면 그 값어치만 한 물건을 보내달라는 부탁이었다. 꽤 긴 시간 후에 첫 도자기를 받아 나만의 수집을 시작했다. 스승이자 친할아버지 같았던 어르신이었다.”고 했다.

  이 관장은 저울박물관 운영을 이어받았다. 3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4월 18일 ‘디자인씽킹뮤지엄’으로 문을 열었다. 공정과 정직의 잣대로 상징되는 저울 이외에 아르누보 명품 디자인, 유니세프 디자이너들의 아르누보 디자인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아르누보는 유럽의 전통적 예술에 반발해 자연을 모티브로 표현한 예술의 한 양식이다. 박물관은 아르누보 디자인을 새롭게 해석해 상상력을 촉발하는 전시를 열고 있다.

박물관에 전시된 저울. 전경해 기자
박물관에 전시된 저울. 전경해 기자

  이곳에 마련된 정희성 시인 전시관에서 그의 친필로 제작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정 시인은 81년 ‘저문 강에 삽을 씻고’로 제1회 김수영 문학상을 받았다. 사람에 대한 존중과 연민을 시로 풀어냈으며 주로 노동과 민중 정서에 대한 시를 썼다. 박물관은 올가을 정희성, 윤후명, 강은교 작가를 위한 문학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박물관 뒤뜰에는 이들의 동인지 ‘고래’를 모티브로 조성한 고래 언덕이 있다. 촘촘히 자라고 있는 붉은 메밀이 지고 나면 식용장미로 덥힐 예정이다. 박물관 옆으로 조성 중인 산책길과 힐링숲 체험장소도 개방을 앞두고 있다. 이 관장 모녀가 수집한 유물들은 사유의 한계를 넘어 그 가치와 의미를 공유한다.

  이 관장은 “디자인씽킹은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힘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어른들을 위한 전시물 등으로 온 세대를 아우르는 박물관”이라며 “여름방학 동안 차별화된 박물관에서 창의적인 사고를 키우는 특별한 경험을 추천한다”고 했다. 디자인씽킹뮤지엄은 멈추지 않고 진화한다.

  전경해 기자 jkh@thelead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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