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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전경해 기자
  • 사회
  • 입력 2023.09.04 19:35

최문순 화천군수 “참전용사 후손 장학사업, 큰 감동과 보람 느낀다”

지난달 29일 최문순(오른쪽) 강원 화천군수의 집무실을 찾은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인 피번 케세이양이 감사의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사진= 화천군청 제공). 전경해 기자
지난달 29일 최문순(오른쪽) 강원 화천군수의 집무실을 찾은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인 피번 케세이양이 감사의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사진= 화천군청 제공). 전경해 기자

  (화천 더리더) 또 한 명의 에티오피아 6.25 전쟁 참전용사 후손이 강원 화천군(군수 최문순)의 도움으로 꿈을 이룰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4일 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최문순 군수의 집무실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집무실 문을 두드린 사람은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인 피번 케세이(26)양이다. 케세이 양은 지난달 18일 명지대학교 대학원 에너지융합공학과 석사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학위를 받았다. 화천군의 도움으로 국내 대학 유학생으로 선발된 지 2년 만의 결실이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2021년, 화천군의 장학사업에 온라인으로 지원해 유학생으로 선발된 케세이 양은 그해 9월 홀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타국에서의 학업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군이 매월 90만 원의 생활비를 지원했고, 명지대는 학비를 지원하며 그녀의 꿈을 응원했다. 이에 힘입어 오로지 앞만 보고 학업에 매진했던 케세이 양은 마침내 꿈에 그리던 석사학위와 졸업장을 품에 안았다.

  이날 최문순 군수와 마주앉은 케세이 양은 “화천군과 군수님의 도움으로 무사히 석사과정을 마칠 수 있었다”며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 찾아오게 됐다”고 했다.

  최 군수는 “혼자 한국에서 고생 참 많았을 텐데, 몸 건강히 졸업까지 했으니 더 바랄 것이 없다”고 어깨를 다독였다. 석사과정은 졸업했지만, 케세이 양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녀는 내달 명지대 대학원 박사과정을 시작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리고 그 계획의 끝에는 고국 에티오피아가 자리 잡고 있었다. 케세이 양의 최종 목표는 수자원 에너지 전문가다. 에너지 사정이 여의치 않은 에티오피아를 위해 각계각층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큰 프로젝트를 이끌어 나가겠다는 것이 그녀의 꿈이다.

  최문순 군수는 “박사과정 중에도 힘들거나 어려운 일, 기뻐할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길 바란다”며 케세이 양의 가방에 자신의 명함을 밀어 넣었다.

  한편, 에티오피아는 6.25 전쟁에 6,037명을 파병한 유일한 아프리카 국가다. 황실근위대 소속 최정예 ‘각뉴(Kagnew)’ 부대원들은 화천에서 첫 교전 이후 253전 253승의 신화를 남겼지만, 본국에서는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군은 2009년부터 일회성 지원이 아닌, 보은 차원에서 후손을 돕는 장학사업을 펼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장학사업을 통해 400여명의 후손들에게 화천군의 장학금 7억 원, 지역주민과 군부대 등의 후원금 3억 원 등 약 10억 원이 지원됐다. 학업을 마친 후손을 제외하고, 현재 장학금을 수령하는 후손만 250명에 이른다. 화천군의 장학사업을 통해 지금까지 의사 10명, 대학교수 1명이 배출됐다. 지난해 1명이 한림대 대학원에 입학했고, 올해 1명이 자국 변호사 시험 합격 후 명지대 대학원에 입학했다. 화천군은 올 10월 에티오피아 현지를 방문해 신규 장학생 심사와 선발을 시행할 예정이다.

  최문순 군수는 “참전용사의 후손들이 화천군 장학사업을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루고, 고국을 위한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릴 때마다 정말 큰 감동과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 장학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전경해 기자 jkh@thelead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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